2019년 8월 24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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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와 가짜의 차이?
강용
학사농장대표

  • 입력날짜 : 2019. 07.16. 19:18
지난 2007년께 중국에서 ‘가짜계란’ 사건으로 큰 사회적인 파장이 있었다. 화학첨가물을 물에 풀어 흰자위처럼 점도를 높이고, 제설제로 쓰이는 염화칼슘과 색소로 노른자를 만들고, 건설자재로 쓰이는 탄산칼슘으로 껍질을 만들어 진짜 계란의 1/10 가격으로 주로 야시장에서 판매하다 적발되었던 것이다. 이 뉴스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어이없는 웃음과 처음 개발했다는 야시장 식당 주인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요즘 ‘가짜고기’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몇 년 전부터 미국 등 해외 언론에서 신기한 듯 흘러나오던 대체육류 시장이 생각보다 훨씬 급성장하고 있어 축산업의 위협이 될 가능성까지 느껴진다. ‘진짜 고기를 시장에서 몰아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대체육류도 매장의 한부분에 자리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몸을 낮추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대체육류, 가짜고기, 인조고기 등 국내에서는 아직 용어도 통일되지 않은 정도지만, 홍콩이나 미국의 빠른 성장세를 보면, 유행이 빠른 우리의 시장도 곧 어떨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미 국내에서도 수입 판매하고 있고 빌게이츠 등이 투자 했다는 ‘비욘드 미트’는 뉴욕 증시 상장 첫날 주가가 163% 급등했고 한 달여 만에 시가총액이 5배가 넘게 올랐다. 구글의 3억달러 인수제안을 거부한 ‘임파서블 푸드’ 역시 감자, 밀을 주원료로 아미노산, 설탕, HEME(혈액의 산소를 운반하며 식물에서 추출, 붉은 색과 고기 맛을 내주는 분자), 코코넛과 콩지방(육즙의 효과) 등으로 생산한 가짜고기로 건강을 생각하는 육류소비자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3년 영국런던에서 소고기 세포를 배양한 패티로 시식회를 시작했던 배양육도 당시 100g당 약 3억원의 생산비가 1만-2만원대로 낮아졌으며, 닭의 깃털에서 체취한 세포를 식물로부터 추출한 영양소로 키운 ‘치킨너겟’을 살아있는 닭의 옆에서 가족들이 둘러앉아 맛있게 먹고 있는 광경은 생명과 환경을 굳이 표현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충분할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과 농무부는 얼마 전 배양육의 구체적인 생산과 유통 등의 관리규정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진짜 마요네즈와 맛의 차이가 없다는 식물성 가짜 마요네즈, 내년부터 국내 기업과 정식 유통에 나선다는 녹두로 만든 가짜 계란, 세계적인 식품 회사인 네슬레, 켈로그 등도 앞다투어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미국의 가장 큰 육류업체인 ‘타이슨 푸드’는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가짜고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채비를 끝냈다고 한다.

주로 구이나 삼겹살, 치킨인 우리와 소비패턴이 다르고, 일종의 채식이라고 낮게 평가하고 싶지만, 기존 채식과 달리 ‘고기를 먹었는데 그것이 단지 채식이었을 뿐’이라는 점에서 급격한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며, 국내 농축산 비중의 32%를 차지하는 축산물의 10% 정도만 대체되더라도, 우리나라 전체 ‘사과’ 총 생산액 보다 훨씬 많은 1조6천억원이 우리 농촌에는 잠시도 머물지 않고 미국과 기업으로 빠져 나간다.

콩고기와 밀고기의 원천 기술이 있던 우리가 대체육류 시장에는 너무 둔감한 것이 아닌지 생각이 된다. 연간 1,000만톤이 넘는 GMO곡물을 수입하는 우리 식품 대기업들이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대체육류를 개발했었다면 좋으련만 언제나 그렇듯이 아직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기존 육류를 대체할지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지 모를 대체고기는 대부분 채식이다. 그러나 기존 채식과 달리 ‘고기를 먹었는데 그것이 단지 채식이었을 뿐’이라는 점에서 급격한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원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곡물의 국산 원료 자급 준비를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소가 먹던 GMO사료를 가짜고기로 우리국민들이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가공식품의 국내산 원료 비율 31% 남짓, 식량 자급은 힘들더라도 국산 가공 원료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위해 노력한다면 충분한 가격 경쟁력과 훨씬 살맛나는 농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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