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2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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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 제주 올레 8코스
화산과 바닷물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풍경들

  • 입력날짜 : 2019. 07.23. 18:16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포해안 주상절리. 에메랄드빛 바다와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중문환승정류장에서 월평마을 아왜낭목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월평마을은 중문과 서귀포를 잇는 도로에서 벗어나 있어 중문에서 버스를 갈아탄 것이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버스에는 나와 아내밖에 없다. 아왜낭목 버스정류장에 내리니 8코스를 안내하는 간세가 기다리고 있다.

도로를 따라 걷는데, 남쪽으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북쪽에서는 한라산이 듬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넓고 푸른 바다와 듬직한 한라산은 오늘 일정을 마칠 때까지 지치면 힘을 북돋아주고, 지루하면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고마운 존재가 될 것이다.

약천사로 들어선다. 법당 앞마당에 들어서자마자 3층 대적광전의 웅장함에 압도된다. 단일 법당으로는 동양 최대를 자랑한다는 건물답다. 대적광전은 높이 30m(일반건물 10층 수준), 면적 1천43평에 달한다. 대적광전에서 정면을 바라보니 요사채 지붕이 담장처럼 보이고, 양쪽 끝에 법고각과 범종각이 바다를 바라보며 망루처럼 우뚝 서 있다. 요사채 지붕너머로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약천사에서 울리는 범종과 법고 소리는 끝없는 바다로 퍼져나갈 것이다. 웅장하게 퍼져나가는 범종소리를 따라 반야의 배를 타고, 고해를 건너 마침내 열반의 세계에 이르리라.
단일 법당으로는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약천사 대적광전, 높이가 일반건물 10층 수준인 30m 면적 1천43평에 달한다.

약천사에서 번뇌·망상을 씻고 나서 다시 길을 나선다.

검은 돌담과 야자수나무들이 우리를 바닷가로 안내한다. 대포항에 가까워지자 강정항과 서귀포 앞바다에 떠 있는 범섬이 바라보인다.

올레는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데, 절벽 위를 지나기도 하고 바닷물이 출렁이는 작은 몽돌해변을 지나기도 한다. 바다로 내민 현무암들은 마치 불가사리처럼 가늘게 바다로 뻗어있다.

작은 주상절리를 만난다. 본격적으로 주상절리를 만나기 전에 보여준 예고편이다. 높지 않은 주상절리는 점점 낮아지면서 바다로 빠져든다. 화산이 폭발한 후 용암이 흘러가다가 바닷물과 만나 급속히 냉각되면 부피가 감소하면서 수축작용이 일어난다. 이때 같은 간격으로 배열된 중심점을 향해 수축되면서 육각형 형태의 주상절리가 형성된다.

주상절리의 갈라진 틈을 따라서 암석이 쉽게 풍화되므로 주상절리가 발달한 지역은 절벽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주상절리를 보기위해 매표를 한 후 전망대로 나아간다. 중문관광단지 동부해안가에 있는 주상절리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관광지라서 항상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전망대에 서니 바로 앞에서 주상절리가 30-40m 높이의 절벽을 이루고 있다. 이곳 대포해안 주상절리대는 주변 1㎞에 거쳐 분포하고 있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중문색달해수욕장은 모래가 흑색, 회색, 적색, 백색 4가지가 섞여 있어 해가 비치는 방향에 따라 모래해변의 색깔이 달라 보인다.

서쪽 산방산과 남쪽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데,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파도소리가 청아하다. 여기에 바람소리가 가세하니 자연음악이 된다.

올레는 곧바로 베릿내 위에 놓인 천제2교를 건너지 않고 베릿내오름을 올랐다가 내려오도록 돼있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올라가니 베릿내오름 정상이다.

오름 정상에서는 제주국제평화센터와 제주컨벤션센터, 부영리조트가 바로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동쪽으로 대포마을과 강정항, 서귀포 앞바다에 떠 있는 범섬도 손짓한다. 이러한 풍경이 아름다운 것은 푸른 바다가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어느 곳에서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한라산 역시 북동쪽에 듬직하게 서 있다.

퍼시픽랜드를 지나자 중문색달해변이 펼쳐진다. 길이 560m, 폭 50m, 평균수심 1.2m 정도의 백사장을 품고 있는 중문색달해수욕장은 활처럼 굽어있다. 해수욕장의 모래는 흑색, 회색, 적색, 백색 4가지가 섞여 있어 해가 비치는 방향에 따라 모래해변의 색깔이 달라 보인다.

색달해변은 제주도 특유의 검은 현무암과 조화를 이룬 풍광이 아름다워서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이용된다. 색달해수욕장 서쪽 끝에는 병풍처럼 해안절벽이 펼쳐지고, 이 해안절벽에는 길이 15m 가량의 천연동굴도 있다. 해안절벽 위쪽에는 하얏트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하얏트호텔로 올라가면서 보는 색달해변의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의 어울림이 아름답고 평화롭다.
제주올레 8코스가 끝나는 대평포구에 도착하면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박수기정이 앞을 가로막는다.

하얏트호텔을 지나 중문관광단지 사거리, 예래입구교차로, 예례생태공원입구까지는 도로변을 따라 1시간 정도를 걸어야하는 불편한 코스다. 예래마을에는 여섯 개의 용천수가 있다. 용천수간 만들어낸 대왕수천 주변에 예래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특히 대왕수천 주변의 저류조에는 습지생태와 어울리는 어리연꽃, 구절초, 수련, 털머위, 부처꽃, 꽃창포 등 수생식물이 자란다. 오늘은 산수국과 수국이 아름답게 피어 탐방객을 맞는다.

예래생태공원을 지나 다시 해안길로 들어선다. 이제부터는 차량통행도 별로 없는 한적한 1차선 해안도로를 따라서 걷는다. 논짓물을 만난다. 논짓물은 용천수가 바다로 흘러나가며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 만들어진 천연 해수욕장이다. 많은 양의 민물이 해안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솟아나 농업용수나 식수로 사용할 수 없어서, 물을 그냥 버린다(논다)는 의미로 ‘논짓물’이라고 불렀다. 논짓물은 둑을 막아 풀장과 샤워장을 만들어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도 가던 길을 멈추고 신발을 벗고 논짓물에 발을 담군다. 뜨거워진 가슴이 시원해진다. 물에 발을 담군 채 물놀이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한다. 바다에 바짝 붙어 이어지는 예래해안로를 따라 걷는데, 드넓은 제주 남쪽바다가 시원하다. 해변 바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보일 뿐 주변은 조용하고 한적하다.

작은 언덕을 넘어가니 하예포구다. 하예포구를 지나자 바다너머로 송악산이 가슴에 안겨온다. 송악산 앞에 두 개의 작은 바위섬이 마주보고 있는 형제섬이 재롱을 피운다. 대평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또한 예래해안도로와 마찬가지로 한적하고 조용하다. 대평마을 해변길을 걷다보면 송악산, 산방산, 박수기정이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지나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 우리는 그림 같은 풍경을 독차지한다. 누구도 부럽지 않은 부자가 된다.

대평포구에 가까워지자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박수기정이 앞을 가로막는다.

하얀색 지중해풍 건물도 눈길을 끈다. 야자수나무와 함께 이국적인 멋을 드러내준다. 대평포구에 도착해 냉커피 한 잔씩 마시면서 드넓고 맑은 바다를 바라본다. 내 마음도 넓고 맑아진다.


※여행 쪽지

▶제주올레 8코스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관광단지인 중문을 지나는 코스로, 약천사와 주상절리, 중문색달해변, 한적한 예래해변과 대평해변길을 만난다.
▶코스 : 월평마을아왜낭목→약천사→대포포구→주상절리→베릿내오름→중문색달해변→예래생태공원→논짓물→하예포구→대평포구
▶거리/소요시간 : 18.9㎞/6-7시간
이 코스는 중문관광단지와 여러 포구를 지나기 때문에 중간에 식당이 많다. 그중에서도 중문관광단지 사거리를 지나 예래입구교차로에 있는 국수바다(064-739-9255)는 국수 요리로 유명한 집이다. 고기국수, 비빔국수, 회국수, 성게국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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