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0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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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영미술관 운영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
김도영
드영미술관장

  • 입력날짜 : 2019. 08.08. 17:26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멈추지 않을 기세다, 폭염을 뚫고 미술관을 찾아주는 이들이 무척이나 반갑다. 손이라도 잡고 고개 끄덕이며 “오시는데 덥지는 않았냐”며 인사를 나눈 뒤 이러저러한 정보와 지식을 동원해 작품설명을 하기도 한다. 그러노라면 그들 입가에 미소가 잔잔히 번진다. 아, 이 작품의 뜻이 이거였구나. 이 작가가 이런 마음으로 이 작품을 그렸겠구나 등등의 상상이 절로 이뤄진다고 한다. 참, 미술관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과 작품으로 소통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주변에선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곤 한다. 미술관 운영은 잘 되느냐고, 힘들진 않느냐고, 2-3년 가면 길게 갈 거라고, 2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눈치니 5년을 버티기 쉽지 않을 거라고 이구동성으로 묻는다. 물론 쉽지 않다. 아니 퍽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을 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을 요즘 더 자주한다. 내가 작업만 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여러 유익한 경험을 하기에. 거기다가 여기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아닌가. 문화도시에서 뭔가 일익이 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드영미술관 개관 후 2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기획전을 쉬지 않고 하고 있다. 올해도 ‘소소한 이야기’란 타이틀 아래 다섯 차례로 나눠 기획전을 열고 있다. 젊은 작가를 발굴해 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게 미술관의 주요 역할이 아닌가. 젊은 작가들의 소중한 작업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그들이 조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게 드영미술관이 하는 자랑스런 일이다. 한 차시마다 4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이번 ‘소소한 이야기Ⅲ-일상’엔 강지수 김동아 엄기준 윤준영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시작된 ‘소소한 이야기’ 시리즈전엔 김연호 김하슬 나지수 주대희(이상 ‘소소한 이야기Ⅰ기다림’) 조하늘 양세미 김성결 이다애(‘소소한 이야기Ⅱ- 일탈’)씨 등이 참여했다. 또 오는 9월 ‘소소한 이야기 Ⅳ-그림움’엔 성혜림 나수빈 박지나 조주희씨 등이, 11월 ‘소소한 이야기Ⅴ-풍경’엔 박성완 고차분 이태희 최나래씨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시장을 돌아보며 그들의 작업을 보는 일이 즐겁다. 어떻게 저런 발상을 했을까. 어떻게 저런 색깔을 쓸 수 있었을까, 이 독특한 구상을 어떻게 하게 되었을까…. 그들이 세상에 나아가는 데 드영미술관이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뒤늦게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미치게 그려댔다.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이었기에 잠을 자지 않아도 괜찮았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았다. 그렇게 그림에 폭 빠져 지내다가 대학을 졸업하던 즈음 갑자기 미술관 건립에 대한 꿈이 생겼다. 작업을 하면서 미술관 운영을 하고 싶어졌다. 그것도 간절하게. 그 후 전국을 돌며 1백군데도 넘는 부지를 보러 다녔다. 딱 이거다 싶게 안성맞춤인 곳이 없었다. 그러다가 마주한 운림동과 인연이 되어 현재의 드영미술관을 세웠다. 미술관 카페를 미술관 옆에 만들었다. 거기에서의 수입이 미술관 운영에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해 석사학위를 마치자마자 박사과정으로 예술경영을 공부하고 있다. 미술관 운영을 체계적으로 하고 싶어서다. 회화로 계속 할 수 있었으나 미술관 경영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였다. 예술이 우리의 일상에 행복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최전선에서 하고 싶다. 드영미술관이 그렇게 하고 싶다. 올해까진 지역 미술작가 위주로 전시회를 했지만 내년부턴 외지작가도 섭외해 함께 하는 기획전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만이 아니라 낯선 작품까지도 감상하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드영미술관은 ‘소소한 이야기’등을 통해 우리들의 소소한 행복을 전할 터다. 그게 인생 후반기에 접어든 나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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