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0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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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수리와 달이’를 기억해주세요
김용환
광주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장

  • 입력날짜 : 2019. 08.12. 19:34
사람들은 여름에 더울 때면 나처럼 물에서 시원하게 사는 동물을 부러워한다. 이번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마스코트로 나의 친구 ‘수리와 달이’가 선정되었다. 이 수리와 달이는 무등산과 영산강에서 평화롭게 사는 나와 내 여차친구를 보고 정했다고 한다. 나를 보고 생김새가 야무지게 생겼다고 말하기도 하고, 웃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내 친구 수리와 달이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석한 194개국 7천500여명의 선수단으로부터 인기가 대단했다. 대회기간 중 어디서나 만날 수 있었고 시상식 때도 선수들과 언제나 함께했다.

나를 좀 자세히 소개하면 포유류-식육목-족제비과로 분류되며, 내 조상은 유라시아에서 살다가 이곳까지 와서 살았다고 한다. 나는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내 몸길이는 보통 63㎝-75㎝정도이고, 꼬리길이가 41cm-55cm, 체중은 5.8-10㎏ 이다. 우리 집은 주로 강가나 하천가의 굴과 바위틈에 있다. 몸은 유선형이고 귀는 짧고 털 속에 묻혀있으며, 방수와 보온에 탁월한 이중의 털을 가지고 있다. 발가락사이에 물갈퀴가 있고, 물속에 들어가면 코가 저절로 닫히며, 잠수를 2분 이상 할 수 있다. 그래서 내 친구들은 나를 수영선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는 주로 혼자 생활하고 밤에 잘 볼 수 있어 입주변의 수염을 이용해 사냥한다. 우리의 평균수명은 10-20년이고 나처럼 수컷은 약 15㎞, 내 여자 친구는 7㎞ 정도의 활동반경으로 냄새로 영역을 표시한다. 나의 주식은 주로 비늘이 없거나 적은 물고기를 좋아하고, 개구리, 게, 쥐, 작은 새를 포함한 토끼까지 사냥하기도 한다. 우리 엄마는 아빠를 1-2월에 만났고 63-70일 동안 임신기간을 거쳐 나와 내 동생을 낳으셨다고 한다. 내 주변에는 형제가 4명인 친구도 있다. 엄마 혼자 6개월간 우리를 키운 후 독립시키셨고 2년간 주변에서 돌봐 주셨다. 나를 수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라고 하며, 물 환경의 건강도를 평가하는 지표종이라고도 한다. 배스나 블루길 같은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을 잡아먹기도 하고 토착어종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여 수생태계의 먹이사슬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 광주시의 국립공원 제21호인 무등산이다. 가끔 광주의 중심을 흐르는 광주천에 나들이를 갔더니 사람들이 나를 봤다고 종종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풍영정천에 놀러 갔다가 유유히 수영하고 있는 나를 보고 어떤 분이 촬영해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예전에는 내가 아프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 광주시에 나와 같은 야생동물 친구들이 다치거나 아플 때 치료해주는 기관이 만들어 졌다. 이 ‘광주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광주천이 흐르는 시청 뒤편 보건환경연구원 신청사가 지어지고 있는 부지 내에 진료실, 수술실, 집중치료실, 재활장 등을 갖추고 올해 1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42종 157마리의 동물친구들을 구조·치료해 주셨다. 여기에는 나와 같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동물 친구 8종 32마리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제는 나를 구조·치료해줄 야생동물 전문병원이 있어서 안심이 된다.

내 이름은 ‘수달’이다. 항상 광주시민들과 도심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길 부탁드린다. 특히 FINA(국제수영연맹) 역대 가장 성공적으로 개최된 이번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마스코트였던 나의 친구 광주의 ‘수리와 달이’를 세계인들이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또한 8월5일부터 18일까지 펼쳐지는 아마추어 수영동호인 마스터즈대회에서도 많이 사랑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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