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2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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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카르멘’의 초대
정병열
광주·전남브랜드마케팅협회장

  • 입력날짜 : 2019. 08.14. 18:35
밀라노 스칼라극장, 빈 국립오페라극장, 파리 오페라극장,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극장, 모스크바 볼쇼이극장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 대도시에는 유명한 오페라 극장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1993년에 예술의 전당 오페라 전용극장 이후 몇몇 대도시에 문화예술에 대한 자존심의 상징으로 오페라극장이 들어서면서 오페라가 활발하게 공연되고 있다.

태양의 나라 스페인 남부 지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계인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오페라 ‘카르멘’은 찬란하고 강렬한 태양과 색채감으로 오페라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과 정열의 집시 여인 카르멘이 붉은 꽃 한 송이로 호세의 영혼을 유혹하면서 비극의 시작을 암시하는 관능적인 곡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등 친숙한 아리아 선율과 함께 ‘카르멘’과 청년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과 감동을 보여준다. 이 곡들은 명품 광고와 영화에서도 많이 사용되어 오페라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

‘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과 함께 세계 3대 오페라에 속하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스페인 집시여인의 정열과 관능을 담아 20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전 세계를 매혹시킨 오페라를 광주에서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니체는 태양의 오페라 ‘카르멘’을 스무번이나 감상했다고 한다. 광주 공연 첫 날에 이어 비가 내리는 둘째 날에도 만석이다. 유럽 정통 오페라의 감동과 전율을 가슴으로 느끼게 된 이번 공연은 깊은 문화의 향수를 되돌아보게 했다.

이탈리아 정통 연출 출신으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오페라단 등 굵고 화려한 경력으로 광주시립오페라단 창단 이후 취임 초기부터 독특하고 안정적인 무대로 찬사를 받고 있는 정갑균 예술감독의 극적인 연출과 무대설정, 신비스러운 무대미학 아이디어, 등장인물 묘사와 우리나라 대표 여성지휘자 여자경의 절제있는 능숙하고 세련된 지휘, 세계무대의 성악가와 제작진이 함께한 무대는 3시간이 아쉬웠다.

또 하나의 의미는 종합예술답게 각 분야 시립예술단체의 참여뿐만 아니라, 순천문화예술회관과 공동 제작으로 세계적인 대작 오페라를 광주와 순천시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 또한 재정에 한계가 있는 지역문화예술 융성과 활성화에 대한 큰 안목이라 생각한다.

문화예술 행사장이 고급 정통 사교의 장이 된지는 오래 되었다. 지난번 대구 오페라축제에서 대구시장 부부가 공연시작 1시간 전에 공연장에 도착하여 문화를 사랑하는 소중한 관객과 사회각층 지인들을 만나 담소하는 모습이 선하다.

무료관람권이 없는 전석 매진과 3시간 가까운 공연시간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환호하는 관객들을 보았다. 이는 세계무대의 많은 경험으로 광주시립오페라단에 열정을 쏟고 있는 정갑균 감독의 가치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정치인과 자칭 사회각층 원로라는 사람들이 차지하던 자리인 VVIP석에 중년 여성과 학생이 앉아있는 수준 높은 시민 문화수준 속에 인사만 하고 자리를 뜨는 정치인은 안 보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가장 비싼 좌석 몇 개가 비어있었다. 전석 매진인데 고가의 객석이 비어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좋은 자리를 격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 선물한 모양이다. 또한 공연 시작 30분 뒤에도 지각 관객들이 잡담하며 입장하면 친절하게 손전등을 비춰주며 자리를 안내하는 배려(?)는 수준 높은 공연장에서 절대 볼 수 없는 경우이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은 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시민과 뜻있는 예술인들의 오랜 산고를 통하여 어렵게 탄생한 시민을 위한 단체이다. 지역민에게 고품격 공연 감상의 기회를 주고, 한없이 어렵게 행군하고 있는 민간 오페라단에 희망이 되고 있음은 확실하다.

광주브랜드공연으로 대(對) 중국 돌파구인 정율성의 ‘망부운’에 이어 세계인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비제의 걸작 ‘카르멘’에 대한 예술감독의 무대인사에서 감격과 감사, 고뇌의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 중앙정부와 기업, 지방정부 등에서 어렵게 예산을 확보하여 쉽게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 대작을 선사해준 광주시립오페라단을 후원하고 지지하는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시립오페라단은 대도시 문화예술의 품격이고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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