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5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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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광주서 잘 지낼 수 있을까?
청와대서 분양받은 풍산개 우치동물원 사육 논란
암·수컷 분리형태로 합사 준비·사육장 열악함은 여전
녹색당 “강아지 동물원 보내는 것 반생명·반동물권적”
우치동물원 “번식되지 않게 잘 관리…반려 목적 아냐”

  • 입력날짜 : 2019. 09.19. 19:08
청와대로부터 분양받은 풍산개 ‘별이(오른쪽 위)’가 앞으로 지내게 될 광주 우치동물원 사육장.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평화의 상징물로 주목받은 풍산개 자견을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맡아 키우게 되면서 향후 시민 공개와 사육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려 동물인 풍산개 특성상 옳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반려동물 풍산개 동물원 존치 ‘반생명적’=별이는 지난해 9월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로 보내 온 풍산개 ‘곰이’가 같은 해 11월 자견 여섯 마리를 출산하자 청와대가 전국 지자체에 분양 계획을 밝혔고 광주시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우치동물원에서 새 삶을 살게 됐다.

이에 최근 녹색당 동물권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풍산개의 동물원 분양에 대해 반생명적·반동물권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풍산개를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도구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로서의 본성을 최대한 누리고 살 수 있도록 책임지고, 그 과정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알리는 계기로 삼았어야 했다”면서 “강아지의 성장과정 중 사육사가 변경될 수도 있고, 다른 동물들과의 관계 속 부작용 및 종 보존을 이유로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으로 팔려나가는 수난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우치동물원측에서 무분별한 번식으로 사육장이 부족해지자 풍산개들을 2-5만원에 팔아버린 전례가 있던 만큼 열악한 사육 환경과 비전문성, 관리 소홀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현 정부의 동물보호 정책의 일환인 반려동물등록제에 따른 등록과 번식에 대비한 중성화 수술이 이뤄졌는지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녹색당 관계자는 “과거 이명박 정부의 꽃사슴, 박근혜 정부의 진돗개 등 정치적인 도구로 동물들이 이용만 당하다 나중에는 행방조차 모를 정도로 외면받고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가 보여졌다”면서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풍산개 동물원 이전을 취소하고 국유 재산 이전에 고유한 삶을 가진 존재로 다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장실 옆 구석 위치 ‘열악한 사육장’=지난달 30일 청와대로부터 분양받은 풍산개 ‘별이’는 현재 건강 체크를 마친 후 사육장 합사를 위한 적응 기간을 가지고 있다.

우치동물원에는 기존 풍산개 수놈(10세)과 암놈(7세) 2마리를 보유 중이다. 적응 기간을 마친 별이는 향후 암놈 한 마리와 함께 지낼 계획이다. 문제는 풍산개들이 지내고 있는 시설이 여전히 구석진 곳에 위치, 열악한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풍산개사는 독수리사와 타조사 사이 뒤편의 화장실 옆 공간에 자리잡고 있다. 가로 8m, 세로 6m 규격의 철골 콘크리트로 앞서 지난 1월경 노령으로 폐사한 진돗개 2두와 풍산개 2두는 분리된 채로 사육됐다.

기존 진돗개 2두가 폐사된 이후 풍산개 암놈과 수놈은 따로 분리사육 되고 있다. 이 곳은 늘 습한 물기 등으로 곰팡이가 슬어있다. 또 화장실 바로 옆인데다 철골 구조물 외에는 아무런 장치가 돼 있지 않아 자칫 관람객들이 던져주는 음식을 쉽게 받아 먹을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우치동물원은 동물들에게 친환경적이고 보다 생태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소맹수사 리모델링 공사를 10월부터 진행할 예정이지만, 풍산개사는 현행 위치에서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반려동물등록제와는 별개(?)=녹색당 동물권위원회에서는 특히 현행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등록제를 근거로 풍산개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려동물등록제란 3개월령 이상의 개를 키우게 됐을 때, 등록을 하지 않으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이는 고의적·의도적으로 반려견 유기를 막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로, 앞선 7-8월 두달간의 자진 신고 기간을 마치고 지난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존 우치동물원에 있는 풍산개 수놈과 암놈은 반려등록제에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다. 동물원에서 기르는 풍산개의 경우 반려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등록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우치동물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별이는 청와대에서 태어났을 당시 반려동물로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이후 동물원 사육이라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처했다. 아울러 우치동물원 내 풍산개 수놈과 암놈은 물론 별이까지 중성화수술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 동물보호 정책에 따르면 한 해 10만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이 유기되는 만큼 이를 방지하고자 중성화 수술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치동물원은 암놈 수놈의 분리 사육으로 번식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치동물원 관계자는 “동물원은 동물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사육사와 질병치료 및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수의사가 상시 근무하는 유일한 장소다”면서 “별이의 사육시설 개선과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담당 사육사와의 주기적인 산책을 통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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