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6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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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명품마을을 찾아서] (9) 고흥 쑥섬마을
400년 역사 원시난대림 그대로…바다 위 ‘비밀정원’
전남 민간정원 1호 등재 ‘힐링파크’ 매월 다른 꽃 ‘만발’ 동화같은 세상
해안선 따라 트레킹 ‘몬당길’도 명물 섬 전체 정원 만드는게 주민들 목표

  • 입력날짜 : 2019. 09.25. 18:05
섬에서 자란 쑥의 질이 좋다고 해 불리는 쑥섬. 탁트인 아름다운 풍광과 기암괴석의 절경이 장관이다.
쑥섬을 아시나요?

우주센터가 있는 고흥군 나로도 항에서 배로 3분이면 만나는 바다 위의 비밀정원, 쑥섬.

쑥섬은 이름 그대로 섬에서 자란 쑥의 질이 좋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

지형적으로 따뜻해 외지 사람들이 섬에 쑥을 캐러 올 정도로 지천에 쑥이 깔렸다고도 전해진다. 울릉도가 쑥이 유명하지만, 그보다 쑥이 향긋하고 맛이 찰지다는 섬 주민 자부심에서 ‘쑥섬’이란 명패를 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 ‘애(愛)’가 아니라 쑥빛 ‘애(艾)’가 입도 초입의 석간판에 새겨져 있다. 쑥섬 앞바다가 평온한 호수 같아 봉호(蓬湖)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쑥을 사랑한 주민들의 건의로 2010년 애도(艾島)로 명칭이 바뀌었다. 주민들의 자긍심도 대단하다.

탁 트인 다도해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애도(쑥섬)는 방파제로 인근 무인도와 연결되면서 오랜 세월 풍상을 겪은 기암괴석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울창한 난대림 및 사계절 정원 등 탐방객의 발걸음을 유혹하는 관광자원을 갖고 있다. 덕분에 2년 전 한국관광공사의 가보고 싶은 한국의 섬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 때 어장배가 많아 부자섬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지금은 노인만 남은 초고령 마을이며, 한 집만 어장배를 운영할 정도로 한적하고 조용한 섬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섬마을이 최근 전국 섬 여행객들로부터 ‘가고 싶은 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출발은 ‘비밀의 정원’에서 시작됐다.

◇쑥섬, 정원이 되다
사진위부터 설화가 있는 곳 ‘신선대’, 성화등대, 수령 300년 동백길. 숲과 바다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명품 둘레길이다. 전남 1호 민간정원으로 등재된 바다 위 비밀정원

쑥섬은 300여 가지 꽃이 바다와 어우러지는 국내유일의 바다 위 비밀정원이다.

섬이라는 존재 자체도 비밀스런 공간인데 여기에 정원까지 더해지다니. 이 어찌 가보지 않을 수 있을까.

겉에서 보면 평범한 섬이지만 10-15분 정도 걸어 정상에 올라가면 ‘비밀의 정원’이 숨어 있다. 올라가면서 어떤 정원이 있을지 상상하면서 걷는 재미가 있다. 발걸음이 가벼워 지는 기분이다. 2016년 개방된 쑥섬은 수백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난대림과 아기자기한 돌담길, 다양한 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평선과 야생화를 보면서 산책할 수 있는 오솔길이 동화처럼 펼쳐지고, 봄이면 해풍 맞은 쑥내음과 꽃들의 향기가 흐르니, 꽃과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저절로 기분 좋아지는 힐링 공간이다. 작고 아담하지만, 볼거리가 가득해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이에 전남 1호 민간 정원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정원에 다다르면 동화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 연중 300여 종류의 꽃들이 계절별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피고 지기를 거듭하는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이다. 남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육박·동백·후박나무 등으로 이뤄진 난대 숲,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숲길, 매화와 100여 종 꽃밭을 만날 수 있다. 정원 주인 부부는 16년 간 정원을 연구하고 인터넷과 책을 뒤져가며 꽃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쑥섬지기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부부는 꽃정원이 관광자원으로 훌륭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쑥섬의 발전과 보전을 위해 마을 주민들과 힘을 합쳐 섬을 정성스레 가꾸고 있다.

특히 쑥썸마을 정원에선 매월 계절마다 다른 꽃이 맞이할 수 있다.

1년 동안 같은 곳에서 다른 사진을 찍기에 훌륭하다.

마을 사람들의 자랑인 당산숲에선 500여 종의 나무와 수십여 종의 야생화가 공존한다. 육박, 후박, 돈나무 등 고목들로 묵직한 원시림을 이룬다. 이곳이 바로 아름다운 숲에 선정된 400년 역사의 원시난대림이다.

시작은 설레는 마음 가득이었다면 마지막은 환희 그 자체다. 쑥섬은 정원뿐 아니라 다도해 해안선 풍경을 보며 트레킹할 수 있는 몬당길도 명물이다. 몬당은 ‘언덕’의 전라도 지역어이다. 미로 같은 돌담길도 잘 보존됐다. 주민들은 이제 섬 전체를 정원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겠냐옹’

쑥섬마을에는 세 가지가 없다. 개와 닭, 그리고 무덤이다. 대신 고양이가 지천이다. “야옹~” 하면 고양이 열댓 마리가 어디선가 나타난다. 작은 섬엔 노인 30여 명이 산다. 주민과 대등하게 고양이도 30마리가 넘는다. 일종의 부정을 탄다는 미신과 당제(堂祭) 차원에서 동물을 키우지 않았다. 당산 숲에서 지내는 무병 풍년 기원굿을 지낼 때 개나 닭이 울면 부정을 탄다는 믿음 때문에 개나 닭 등의 울음소리가 나면 당제를 처음부터 다시 지냈다고 한다. 애초에 부정을 탈만한 동물을 키우지 않는 그들의 신념이다. 그래도 곡식을 탐하는 쥐는 잡아야 했기에 고양이는 기른 듯하다. 쑥섬은 국내 최초 고양이섬으로 지정됐을 정도다. 정말 고양이를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단 한 마리도 없다. 이 작고 비밀스런 공간은 고양이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섬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고양이. 쑥섬을 걷다 보면 심심치 않게 담장 위에서 잠시 졸고 있던 고양이를 마주할 수 있다. 고양이들도 여행객이 반가운 눈치다.

쑥섬이 지향하는 것은 고양이들만의 천국이 아닌 사람과 고양이가 공존하는 섬이라며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도록 하겠다는 주민들. 전국의 애묘인들이여. 지금 당장 쑥섬행 티켓을 끊자.

◇힐링이 필요한 그대, 쑥섬에 가라

조용하고 순박한 사람들, 난대림 울창한 당숲, 수백 년 묵은 돌담길, 아름다운 꽃들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며 잔치를 벌이는 별정원, 수평선과 야생화를 보면서 산책할 수 있는 오솔길, 봄이면 해풍 맞은 쑥내음과 꽃들의 향기가 흐르고, 꽃과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기분 좋은 힐링 공간. 이 많은 걸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쑥섬이다.

쑥섬을 천천히 한 시간쯤 돌아보면 심신이 맑아진다. 그리고 고즈넉한 섬의 고요와 숲의 고요를 통해서 힐링을 선물 받는다. 특별한 여행지가 그리울 때 자연 속에 꽃이 만발한 힐링 파크 쑥섬을 찾아보면 어떨까. /최지영 자유기고가·고흥=신용원 기자

/사진=김영근 기자


사진=김영근 기자         김영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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