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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광주아트페어’에 참가하고 난 후
박유자
화가

  • 입력날짜 : 2019. 09.26. 18:20
장이 서면 즐거웠고 행복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따라가야 했다. 맛있는 게 즐비했고 갖고 싶은 것도 수두룩했다. 엿을 얻어먹기도 하고 운 좋은 날은 예쁜 핀을 머리에 꽂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장에 다녀온 날은 동생에게 자랑을 했다. 장에서 무엇을 구경했고, 무엇을 먹었는지를 주워 삼키느라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다. 그럴라치면 동생은 자신이 가지 못한 것에 대해 억울해서 울었다. 그랬다. 어린 시절, 장은 그렇게 즐거움을 주었다. 또 장은 친목의 장이기도 했다. 엄마는 친정 마을 사람들과 만나 친정 소식을 들었으며 이러저러한 소식을 나누기도 했다.

얼마 전 광주에 미술장터가 열렸다. 2019광주아트페어였다.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었다. ‘One Piece, One Peace’를 주제로 13개국 91개 갤러리(해외 18개), 79개 작가 부스 등 총 170개 부스에서 6천여점의 작품이 선보여졌다. 올해로 벌써 10여년 째다. 참여 작가로서 즐거움이 컸다. 그동안 작업실에 틀어박혀 작업에만 매몰됐던 작가들이 너도나도 아트페어에 출품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의 작품을 선보였다. 어디 그뿐인가, 선후배 동료작가들과 얼굴을 보는 귀한 자리가 되었다.

사실, 전업 작가들 조차 개인전 마련하기가 수월치 않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또 기회를 갖는다 하더라도 미술시장 자체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보러 오는 관람객 수가 적다. 하여, 단독으로 전시회를 갖는 게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작가들은 다 아는 일이다. 때문에 지역 작가들은 1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아트페어를 기다려 발표회를 하곤 한다. 다 같이 함께 벌이는 미술축제이자 미술시장을 작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술시장의 침체와 추석 연휴 등이 겹친 관계로 이번 아트페어가 크게 활기를 띠지 못했다고는 하나 판매액은 18억5천여만원으로 지난 해보다 2억7천만원이나 늘었다. 아마 고가의 작품 거래량이 많았던 때문이라고 미술계는 분석하고 있다. 올 아트페어엔 독일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페루 아르헨티나 등 12개국 18개 해외갤러리가 참여했다. 2017년 6개국, 2018년 9개국에 비해 많은 나라가 참여해 국제아트페어로서 위상을 다진 행사가 되었다. 광주 아트페어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국내 최고 메이저급 화랑이라 할 수 있는 학고재, 조선화랑, 박영덕화랑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광주에선 갤러리 S, 이화갤러리,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나인갤러리 등 14개가 참여했으며 조선화랑 등 서울 22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참여 작가로서 광주아트페어가 해마다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필자는 해바라기작품을 출품했다. 해마다 같은 해바라기를 내놓을 수 없어서 늘 컨셉을 새로 잡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최선을 다해 작업에 임하는지 모른다. 구도와 컬러링을 새로 하면서 소재가 해바라기이긴 하되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관람객에 다가서려는 노력을 다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미술장터 역시 옛날 엄마 치맛자락 붙잡고 따라갔던 장터와 같은 기능을 한다. 미술품이 거래되는 동시에 작가와 작가, 작가와 콜렉터, 콜렉터와 콜렉터간 만남이 이뤄져 미술계 담론이 형성되고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무진장 오갔을 것이다. 장터란 그런 곳이다. 그렇게 문화가 생성하고 소비되는 곳이다. 내년 광주아트페어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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