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9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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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평야에 수려한 자연경관…넉넉한 인심까지
<18>영광 용암마을 용이 승천한 바위에서 유래
석창포 자생하는 ‘청정고을’

불갑사의 ‘큰집’ 연흥사 곳곳
아담하고 단아한 풍광에 탄성

천연염색·모싯잎송편 빚기 등
1등급 농촌체험휴양마을 각광

  • 입력날짜 : 2019. 11.04. 18:21
1.용암마을 풍경.
영광군 군남면에 자리한 용암마을. 드넓은 평야와 수려한 자연경관, 그리고 넉넉한 인심이 조화를 이루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용암마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마을 앞을 지키는 커다란 느티나무에 반한다. 보호수 안내판을 보니 수령이 350년이나 된단다. 마을 주민들은 수령이 실제로는 500년도 넘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느티나무는 하나가 아니라 4그루다. 4그루 느티나무가 모여 작은 숲을 이룬다.

나무 아래에는 마루가 넓은 정자를 세웠는데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놀 수 있을 성 싶다. 여름철에 이 마루에 앉으면 나무 그늘이 시원한 데다 바람도 솔솔 불어 와 일하러 가는 것도 잊고 낮잠 한숨 즐기곤 한다.

지금도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나무 아래에 모여 마을의 안녕을 비는 당산제를 지내고, 마을 주민이 다 같이 줄다리기를 한다. 남녀 대결인데 할머니들이 할아버지들보다 많아서 여자 팀이 이긴다고…. 느티나무는 고목이지만 나뭇가지도 많고 잎도 울창해 앞으로 500년은 더 마을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느티나무 4그루.
3. 고향기념비.
4. 농촌체험.

용암마을은 논농사가 주를 이룬다. 들이 넓고 평평한 데다 마을 위쪽에 저수지가 있어 가뭄에도 물 걱정을 한 적이 없다. 축사 같은 오염원도 없어 깨끗한 자연 환경을 옛 모습 그대로 잘 지켜가고 있다.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용암마을은 역사가 무척 오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것을 증명하듯 마을 입구 논 한가운데에 선사시대 유적인 고인돌이 버티고 서 있다.

마을 이름인 용암의 의미는 용바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을에 자리한 배봉산 입구에 용이 승천했다는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의 형상이 용의 모양을 닮아 있으며 바위 줄기를 따라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이다.

따라서 이 마을의 유래는 용이 승천한 바위가 있는 마을, 즉 용암마을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냥 창포가 아닌 석창포?

단옷날 창포물에 머리 감기는 세시풍속으로 잘 알려진 이야기다. 창포는 물가에 자라는 다년생 식물로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부드러워지고 머리카락이 잘 빠지지 않는다.

창포보다 효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석창포. 창포보다 크기가 훨씬 작아 쉽게 구별할 수 있으며, 자연 환경이 깨끗한 청정 지역에서만 자란다. 영광군 군남면에 자리한 용암마을은 평화로운 농촌마을로 석창포가 자생하는 청정 지대다.

마을로 들어가는 용암교 아래에 석창포와 창포가 자라고 있다. 창포는 허벅지에 닿을 정도로 키가 크고, 석창포는 잎 색깔이 더 짙고 한 뼘 정도 길다. 잎을 비벼보면 청량하고 상쾌한 향이 기분 좋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자라는 석창포를 달이거나 분말로 만들어 체험에 활용한다. 샴푸, 바디워시, 비누, 그리고 초콜릿 만들기가 가능하고. 초콜릿 맛이 궁금하다.


5. 저수지.
6. 하늘서 바라 본 용암마을 전경.

◇용암마을 체험관광은 ‘10점 만점에 10점’

지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관광 등급 부여를 실시했다. 도시민에게는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선사하고, 사업자에게는 경쟁을 통해 서비스 품질개선을 유도해 농촌체험관광을 한층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서였다.

농식품부는 체험휴양마을, 관광농원, 농촌민박 등 농촌관광사업장 200개소에 대해 경관 및 서비스, 체험, 숙박, 음식 등 4개 부문별로 품질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용암마을은 전 부문 1등급에 빛나는 쾌거를 이뤘다.

용암마을은 연중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체험운영을 통해 특색 있는 농촌마을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자연물(치자, 수박목, 도토리)을 활용한 천연염색과 천연 방부제 역할도 하면서 우유보다 칼슘이 48배나 많은 모싯잎 송편도 직접 만들고 먹어 볼 수도 있다. 또한 우수경관시범마을육성사업에 선정돼 시설물 정비 및 경관개선사업 등을 통해 아름다운 마을로 변모해 가고 있다.



◇백제불교의 시작, 연흥사

용암마을 용암골 뒤 골짜기에 연흥사라는 작은 절이 있다. 이곳은 백제 불교의 시작인 불갑사의 ‘큰집’이라 불린다. 일반 사람들에게 영광 하면 인근 불갑면에 위치한 불갑사가 유명하지만 이 마을 사람들은 연흥사를 더 사랑한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의 구전에는 불갑사는 작은 집이고, 연흥사가 큰집이라고 한다.

이것은 현재 불갑사가 규모 면에서 연흥사보다 훨씬 크지만 과거에는 연흥사가 크고 번성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불갑(佛甲)이란 불교(佛)가 맨 처음(甲) 도래했다는 의미. 모악리 불갑사는 한국 불교의 첫 전래지로 유명한 고찰인데 384년(백제 침류왕 원년)에 마라난타가 창건했다고도 하고, 백제 문주왕 때 행은이 창건했다는 설도 전한다.

연흥사 앞에는 군유산이 있고 서쪽에 일명산이 있어서 완전히 이들 산속에 묻혀 있다.

보통의 사찰은 앞이 터진 전경을 하고 있는데, 연흥사는 앞까지 산으로 막혀 연화부수(蓮花浮水)형의 터라고 한다. 그러나 연흥사는 답답한 느낌이 없이 매우 아담하고 아늑한 감을 주는 수양처다.

연흥사는 용암마을에서부터 차량이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소로를 따라 올라간다. 다소 가파르지만 어른 걸음으로 왕복 1시간 정도의 짧은 코스로 주변 계곡의 풍경과 자연의 소리를 감상하기에 좋다. 산 중턱에서 드디어 사찰을 만날 수 있다. 연흥사에 다다르게 되면 그 단아함에 탄성을 자아낼 것이다. 산속에 위치하는 것에 비하면 비교적 넓은 대지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대웅전 마당에 있는 백일홍과 동백나무는 수령이 500여년이 넘는다고 전하는데 고목이 돼 패인 나무의 줄기가 역사의 유구함을 느끼게 한다.

단청이나 문창살의 문양도 아름답다. 대웅전 계단 옆 우측의 작은 연못에는 딱 한 그루의 연꽃이 피고, 만개한 수국이 심어져 있는데 연흥사의 전체적인 느낌과 잘 어울린다.

연흥사에는 새롭게 조성한 대웅전과 선방, 그리고 과거에 대웅전으로 사용했던 삼성각 등이 있다.

성보문화재로는 전라남도 유형 문화재 제175호 묘법연화경 6종 14책,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58호 목조삼신불좌상, 석탑 1기, 부도 1기, 탱화 5점, 다라니경 목판 1점, 시방삼보자존패 1점 등이 있다. 그리고 사찰에서 500m 떨어진 곳에 마애불 2상이 있다./최지영 자유기고가·영광=김동규 기자

/사진=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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