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7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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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강영숙
광주시 여성가족정책관

  • 입력날짜 : 2019. 12.02. 21:12
“맞아야 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의 방법입니다.”

금년도 아동학대 예방캠페인 문구가 그 심각성을 말하고 있다. 아동학대란 아동의 정신적, 신체적, 성적인 측면에서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인의 폭력 또는 가혹행위, 유기와 방임을 말한다.

이러한 아동학대는 아동 가정뿐만 아니라 아동이 속해있는 학교, 기타 모든 기관에서 발생될 수가 있다. 대부분의 아동이 학대를 당하는 피해를 입게 되었을 경우에 그냥 그대로 지나치거나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모가 자식을 지속적으로 폭행을 한 경우엔 경찰이 조사하고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법원에서 판결을 받기까지 너무나 멀고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뉴스를 통해 종종 아동학대 사건이 보도되고 있다.

2018년 전국 아동학대 주요 통계를 보면, 아동학대로 판단한 사례는 2만4천여건이나 된다. 더 놀라운 수치는 아동학대 발생장소 중 80% 이상이 가정내이고, 학대행위자 또한 76.9%가 부모라는 점이다.

아동학대 문제를 떠올릴 때면 올해 초 상영된 영화 ‘가버나움’이 생각난다. ‘이 예쁜 아이들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라는 생각에 정말로 황당하고 숨이 막히는 분노가 일었음을 기억한다. 영화는 12살쯤 되는 주인공 자인이 부모를 고소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고소를 하는 이유는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했으니까…”다. 본인을 태어나게 했지만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아 세상에 없는 존재로, 무책임한 부모때문에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보호받기는 커녕 너무나도 힘겹고 치열하게 살아간다.

“자라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었어요!” 지극히 인간다운 삶과 인간의 존엄을 열망하는 주인공 어린소년의 외침이 선명하다.

부모는 바람직한 양육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바람직한 양육방법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훈육이 어느정도 필요하다. 훈육은 ‘품성이나 도덕 따위를 가르쳐 기름’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훈육과 체벌을 구분짓지 못하고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체벌하는 것은 명백한 아동학대이며 범죄이다. ‘내 자식 내가 키우는데 이런 정도 쯤이야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멈춰야 한다.

사랑의 매로 위장된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비난과 질책하는 말투, 위협적인 눈빛 모두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어른의 의도와는 달리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낮은 자존감, 죄책감 등이 마음의 상처로 남아 성인이 된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남거나 흉악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사례들도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정부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그 중 민법에 규정된 ‘부모 징계권’ 조항에 한계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스웨덴 등 전 세계 56개국이 아이들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1958년 제정 이후 개정되지 못한 채 친권자의 징계권이 남용되고 있어 하루빨리 개정되어야 한다.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이해서 광주시는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과 예방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념행사를 개최하였고, 더불어 노란리본달기, 버스정류장 광고부착, 신고전화 112 알리기 등 다양한 홍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행정이나 유관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여전히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아동학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가정 내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인식 개선과 함께 주변인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학대를 받는 아이들은 온몸으로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소리없는 외침이 무관심속에 묻히고 스쳐지나가지 않도록 우리 시민 모두가 아동학대예방 감시단이 되어 아이들의 신호를 캐치해야 한다.

저출산 시대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아이를 낳으라고만 하지말고 태어난 소중한 아이들을 공공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키워야 할 것이다. 미래의 주역이자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시대의 주인공인 아동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하고 나라도 튼튼해진다.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지 말고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고 소통해 보자. 관점이 변하면 방법이 생기고 올바른 양육문화를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자녀를 잘 키우고자 한다. 필자가 선배 양육자로서 ‘한걸음 멈춤’을 제안해 본다. 아이와 문제상황이 생기면 고치려고만 하지 말고 한걸음 멈추어 나의 태도와 행동을 돌이켜 보자. 아이의 행동에도 나름의 이유를 찾고 비로소 느끼게 된다. 맞아야 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가르치는 방법, 아이와 눈높이’라는 것을!

‘아이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만들기’를 실현하기 위해 가정이나 사회 곳곳에서 올바른 양육문화를 배우고 실천되길 바란다. ‘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습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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