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8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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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도시, 그리고 청년정신
김도영
드영미술관장

  • 입력날짜 : 2019. 12.05. 19:16
세상이 온통 노랗다. 노란 은행잎 향연이다. 여기저기서 마주치는 노란 은행나무는 자신을 보아달라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보낸다. 쓸쓸하고 고즈넉한 늦가을, 초겨울 분위기를 잔뜩 내는 요즘, 옷깃을 여미면서 인생을 되돌아보게 한다. 난 어떻게 살아왔고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럴 때면 한없이 겸손해진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내뻗는 게 아니라 수그러듦이 아닐까. 그리고 대상이 누구이건 감싸 안아 보듬는 넉넉함이 아닐까.

내게도 청춘이란 게 있었다. 어느 세월에 꺾이고 꺾여 어느 덧, 노란 은행나무가 되어버렸다. 청춘은 고민이 있던 가운데 좋았다. 사실, 지나간 것은 가만 생각해보면 고단했던 것까지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세월의 흐름으로 인해 가라앉은 부분도 있고 내 자신의 성숙함도 한 몫 한 덕택일 게다. 고로 웬만하면 청춘은 아름다웠던 것으로 남는다. 그렇다고 꼭 청춘만 좋은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이리 말했다. “내가 어느 나이에 있건,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좋다”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인생의 봄은 꼭 청춘에만 오는 것은 아니니까. 어쩌면 나이를 먹어가며 할머니가 되어서도 여전히 청춘을 꿈꾸고 있으니까.

요즘 청년들이 힘들다. 내가 젊었을 때처럼 높은 경제성장률로 인해 일자리가 많지 않다. 취업도 힘들고 결혼도 힘들고 집 장만은 더욱더 힘들다. 해서 삼포세대니 오포세대니 별칭까지 생겨 그들을 가족으로 둔 기성세대까지 우울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절망은 아니다. 제4차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우리의 청년들이 블루오션을 잡을 수 있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하다. 더욱이 우리 광주시는 AI 관련 국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I혁명의 물결로 미래사회를 여는 큰 주춧돌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청년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내일을 내다 볼 이유다.

‘드영미술관’은 내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러나 단순히 꼭 그것만은 아니다. ‘젊음(Young)’의 표현이기도 했다. 미술관 운영을 결심하면서 ‘청년’에 방점을 찍고 싶었다. 개관 후 2년여 동안 청년작가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올해 진행했던 ‘소소한 이야기’시리즈도 청년작가 위주로 기획한 전시였다. 내년 기획전 역시 청년작가전으로 꾸릴 참이다. 청년에게 미래를 열어주어야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그 점을 잊지 않을 생각이다.

청년정신으로, 청춘으로 살고 싶다. 그것은 필자만이 아니라 어느 세대이건 그렇게 삶의 철학을 정할 수 있다. 또 그것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해줄 수 있는 터전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청춘들이 청년정신을 잃고 힘없이 살아가는 것은 우리 사회로선 커다란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청년들에게 힘과 에너지를 건네주고 그들의 힘을 다시 우리 사회의 발전 동력으로 삼는 행보를 지속해야 한다. 청춘의 도시 광주에서 청년정신을 펼쳐야 한다. 드영미술관은 그 행보를 걷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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