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2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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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이윤배
조선대 명예교수(컴퓨터공학과)

  • 입력날짜 : 2019. 12.23. 19:35
송구영신(送舊迎新)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라는 뜻이다. 다사다난했던 己亥年(기해년), ‘황금 돼지해’가 그 끝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고, 경자년(庚子年), ‘쥐띠해’가 힘차게 달려오고 있다. 기해년은 한 마디로 격동의 한 해였다. 엄청난 성과가 기대됐던 남북문제는 지난 2월 열린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진전 없이 미궁에 빠져 있다.

그런데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 속에 고황지질(膏 之疾), 즉 ‘제 버릇 개 못 준다’라는 속담처럼 북한 당국자들은 남한 당국을 향해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비방을 일삼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봐 북한 당국이 한반도에 실질적인 비핵화를 실천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할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상호 약속과 달리 올해만 해도 벌써 24번 이상 미사일을 쏴댔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남북의 합의사항마저도 이런저런 군색한 변명과 함께 하루아침에 헌신짝처럼 내팽개쳐버리고, 천방지축 철부지 아이처럼 몽니를 부리고 있다. 지난해 9월 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남북 군사 합의마저도 일방적으로 깨버렸다. 그런데 자신의 친 고모부는 물론 최측근들을 화염방사기 등으로 잔인하게 처형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잔인성과 포악성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미화되고 희석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유엔의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북한의 인권 실태는 끔찍하다. 그런데도 남북 대화란 현실적인 이해관계에 가로막혀 거론은커녕 북한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정부 당국은 물론 언론이 앞장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과연 있을까.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남북 분단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전적인 북한의 무력 도발 억제를 위해 남한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공(功)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한 미군은 동아시아에서의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필요에 의한 또 다른 실질적인 목적도 있다. 따라서 주한 미군은 일방적으로 한국방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무임승차 방위라는 궤변과 함께 천문학적인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 있다. 혈맹, 동반자 관계라는 말이 민망스러울 정도다.

그리고 부인과 자녀, 친인척들의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조국 교수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촉발된, 여야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야당 인사들의 릴레이식 삭발이란 저항(?) 운동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두드러기’란 희귀병으로 군 면제를 받고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등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자숙은커녕 개인의 대권욕과 당리당략만을 위해 당직자들까지 동원된 황제 단식을 감행, 국민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어느 날 뜬금없이 전사로 돌변해 장외 투쟁 일변도의 리더십을 보여 주고 있으나,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촛불 집회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이제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그동안 해외 순방 외교로 국가 위상을 높이고,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통해 신남방정책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등 외교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실타래처럼 뒤엉킨 국내문제는 시원한 해답도, 해결책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적폐청산은 속도를 내지 못한 채 더디기만 하고, 체감 경기 역시 바닥이다. 내년 경제 상황도 현재 진행형인 미·중 무역 전쟁과 한일 관계 악화, 그리고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여전히 불투명하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성공하려면 남북문제나 해외 순방 외교보다는 국내문제 해결에 방점을 두고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제1 순위가 ‘경제를 살리는 일’일 것이다. 경제가 살아나면 일자리가 창출된다. 일자리가 창출되면 청년 실업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이를 위해 각종 정부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기업들이 쌓아 놓은 자금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외에 나가 있는 공장들이 다시금 국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각종 세제 혜택과 함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 곳곳에 여전히 만연된 적폐청산에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 국정을 농단하고 사리사욕만 채운 전(前) 정권들과 별반 다름없는 정권 탄생을 염원하며, 2016년 국민이 엄동설한에 촛불을 든 것은 결코 아닌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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