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4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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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 광주 상징하는 명품 트래킹코스 만들자
박성열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 입력날짜 : 2020. 01.14. 18:27
제주 올레길은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트래킹 코스로 자리잡았다. ‘올레’라는 말은 본래 주 도로에서 마을길로 나 있는 조그마한 샛길을 의미하는 제주말에서 따 온 것이다. 올레길은 이제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널리 알리는 상징이 되었으며, 몇 년 전부터는 일본 규슈, 몽골 등 외국에 로열티를 받고 수출하는 문화수출의 효자상품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올레길이 제주도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해 개척되었거나, 운영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올레길은 서귀포가 고향인 한 전직 여성 언론인(서명숙)에 의해 오롯이 개척됐다. 이 언론인은 서울에서 기자생활을 마치고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다녀온 후, 고향 제주도가 산티에고보다 못할 것이 없다며 올레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초창기때는 지역민 반대에 부딪치기도 하고 어려움도 많았으나, 지인들의 협조와 해병대 병사들의 지원도 받고 하여 제주도 전역은 물론 추자도, 우도, 비양도 등 주변 섬지역까지 24개 코스 425㎞의 트래킹코스를 완성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처음 올레길 조성에 반대했던 일부 제주 주민들도 지금은 제주의 자랑으로 여기고 올레길 운영에 협조하고 있다.

올레길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바다와 하늘과 산이 어우러진 빼어난 제주의 풍광을 들 수 있다. 거기에 독특한 제주의 섬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지면서 자연만 즐기는 것이 아닌 제주의 음식, 해녀문화, 4·3이라는 역사적 아픔과 치유라는 주제가 더해지면서 단순한 도보관광 차원을 넘어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생각하는 인문학적 요소도 포함됐다.

또한, 올레길을 처음 개척한 사람들의 추진력과 지원세력 확보가 큰 몫을 했다. 제주 사람들은 고향출신이라도 한번 육지에 나갔다 온 사람은 외지인 취급을 하기 일쑤다. 배타적인 지역분위기 속에 추진력과 친화력을 갖춘 서명숙이라는 인물이 없었으면 올레길은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서명숙은 서울에서 개인적 인연을 맺은 지인들의 협조를 받았으며, 제주에서 살면서 힘깨나 썼던 남동생의 지원도 적극 활용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순전히 민간의 힘만으로 추진한 것이 지금의 자연친화적 올레길 탄생과 자율적 운영에 기여하였다. 관의 예산 지원을 받았다면 필연코 코스 개발이나 운영에 관의 개입을 초래해 능률성 확보에 치중함으로써 지금처럼 놀멍(놀며) 쉬멍(쉬며) 느긋하게 가는 올레길은 탄생하기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제주 올레길이 이처럼 도보관광과 힐링코스로 세계적 관심을 끌면서, 전국 각지에서 앞다퉈 트래킹 코스 조성에 나서고 있다. 북한산, 지리산 둘레길이 민들어졌고, 동해안의 해파랑길은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장장 770㎞에 달하는 국내 최장 최장 트래킹 코스로서 점차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최근 광주지역에도 민간 중심으로 ‘빛고을 산들길’이라는 모임이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 모임이 주축이 되어 평등을 상징하는 무등산과 광주호, 5·18 유적, 그리고 광주 구도심을 연계하는 트래킹코스를 조성하면 자유와 민주의 광주정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뿐 아니라 남도문화와 음식 등을 통해 사시사철 사람들을 모으는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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