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5일(토요일)
홈 >> 뉴스데스크 > 문화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서 개인전 ‘소영암향’(疎影暗香) 갖는 문봉선 작가
“30년째 남도 매화에 흠뻑…어디에도 없는 ‘대명매’ 감상하세요”
청학스님과 인연…6년 만에 두 번째 초대
부처님 ‘금강경’ 기록 6m 사경 2점 눈길
변화·혁신 거듭 한국화 활력 불어넣고파

  • 입력날짜 : 2020. 02.12. 18:08
문봉선 작가
올해로 예순이 된 작가는 긴 겨울이 끝나는 즈음, 화첩 하나 들고 전라선행 기차에 오른다. 선암사에 피는 남도 매화를 누구보다 빨리 만나기 위해서다. 그런 그의 남도 매화사랑은 어느덧 30년이 됐다. 강산이 세 번 바뀌도록 매화를 그렸지만, 전통수묵화에 현대적인 감성이 더해져 그의 작품은 자꾸 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작품 속에 산뜻한 초록색 줄기를 줬다. 같지만 다르게, 조금씩 발전해 나아가고 있다.

한국화가 문봉선(59)에 대한 이야기다. 제주 출생으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문 작가를 12일 낮 무각사에서 만났다.

“30년을 그렸지만 매년 새롭게 매화를 만나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봄이 오기 전 가장 먼저 피는 남도 매화는 일본, 중국, 대만 매화에 비해 훨씬 고고하고 순결한 매력을 지닙니다. 단풍나무, 갈참나무의 잎과 줄기가 회갈색이 된 바탕에 핀 하얀 꽃의 자태가 일품이죠. 매년 매화를 그리러 오는 이유죠.”

제주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부친과 친척들이 일찍이 일본 유학을 다녀온 덕에, 오히려 육지보다 선진 문물을 먼저 접했다. 붓도 일찍 잡아 올해로 50여년이 됐다. 서울과 중국에서 그림 공부를 했고 줄곧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런 그가 광주까지 온 까닭은 무엇일까.

“2013년 청학스님께서 제가 나온 TV 인터뷰를 보시고 연락을 주셨어요. 그 인연으로 2014년 로터스갤러리에서 ‘세한삼우’(歲寒三友)란 주제로 광주 첫 전시를 했죠. 그때 이후로 스님께서 매년 매화가 필 즈음 연락을 주셨고, 로터스갤러리 확장 소식을 전하며 감사하게도 또 초대해주셨습니다.”

전시가 열리는 로터스갤러리 1층에 들어서면 언뜻 노란색 띠처럼 보이는 작품이 눈길을 끈다.
무각사 로터스갤러리 1층 전시 전경.

문 작가가 직접 작업한 ‘사경’(寫經·불교 경전을 베껴 쓰는 불교의식)이다. 부처님 가르침 중 으뜸이라고 알려진 ‘금강경’이 가로 6m 길이의 작품 두 점에 담겨, 나란히 걸려 있다.

이 금강경은 새로 건립중인 무각사 법당에 모시는 부처님 복장 안에 봉안하게 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씨(서예)를 쓰고 있지만, 사경은 스님의 제안을 받고 처음 해봤어요. 쓰다가 틀려서도 안 되고 호흡도 참아야 하는, 모든 집중력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작업이에요. 힘들었지만 이렇게 전시장에서 보니 더 뿌듯하네요.”

‘소영암향’(疎影暗香·달빛 그림자 아래 매화 향기)을 주제로 한 이 전시에선 문 작가의 최근작 등 36점의 작품이 내걸린다. 이중에선 무각사의 백매, 청매 등을 그린 작품들도 있다.

문봉선 作 ‘梅梢明月’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지하 1층 전시장 입구에 걸린 6.8m 대작 ‘노매’다. 현재 무각사 사랑채 앞의 ‘대명매’(大明梅)에 영감을 받아 작가가 상상력을 더해 완성했다. 무각사 대명매는 호남 5대 매화 중 하나로 수조가 좋은 고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문 작가는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서울에서만 활동하다 광주 전시를 오니 또 새로운 느낌입니다. 남종화의 큰 흐름인 예향 광주에서 제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고, 제 작품이 또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서로 섞이고 교류하면서 한국화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한편, 문봉선 작가는 1961년 제주 출생으로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중국 남경예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8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2016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 2002년 제16회 선 미술상, 1987년 중앙미술대전 대상·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전시는 오는 4월30일까지 열린다./정겨울 기자


정겨울 기자         정겨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