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8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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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장르의 경계를 허물다
이준근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 입력날짜 : 2020. 02.27. 18:29
스마트폰의 등장이 가져온 생활 패턴의 변화는 다양하지만 그 중 요즘에 와서 주목받게 된 것이 바로 웹툰이다. 스마트폰은 곰팡내 가득하고 어두운 만화방이나 이불 뒤집어쓰고 집에서 혼자 보던 만화라는 콘텐츠를 실외로 끌어내고 작가의 상상력을 일방향적으로 전달하는 것에서 작가는 물론 타인과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쌍방향 콘텐츠로 변화시켰다.

웹툰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웹툰이 등장한 2000년대 초에는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이용자 모집과 트래픽 증대를 목적으로 한 무료 서비스를 통해 등장했으며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이 개인 창작자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2010년대에 들어와서 일부 웹툰이 영화로 제작됐고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 속에서 영화 ‘신과함께’, ‘내부자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타인은 지옥이다’, 게임 ‘갓오브하이스쿨’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성공을 거두면서 웹툰에 대한 인식과 시장에서의 위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은 올해 웹툰 시장은 1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5년 전 2천억원대 시장인 것을 고려할 때 이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국내 최대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 웹툰의 4분기 글로벌 월간 순 이용자는 6천만명으로 우리 국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웹툰을 보고 즐기고 있으며 특히 2014년 글로벌 진출 이후 북미에서만 이용자가 1천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웹툰의 성장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실내라는 소비 공간의 한계와 출판에 따른 시간적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 시장의 요구에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한 콘텐츠라는 점이다. 이러한 웹툰의 변화는 소비계층은 물론 소재의 다양화까지 동반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웹툰을 통해 1차적으로 검증된 작품들은 2차적인 콘텐츠로 파생돼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듯 웹툰이 갖는 특성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소비자의 니즈가 잘 결합돼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하는 이면에는 어두운 부분도 있다. 특정 플랫폼 중심의 과점 상황, 콘텐츠 기업의 수도권 편중에 따른 지역적 기회 부족 등이 그것이다. 한국의 웹툰시장은 수도권에 편중돼 수도권 유통사를 중심으로 한 소비가 이뤄지며 이는 매출액의 85%를 차지한다. 다른 콘텐츠 시장과 비교하더라도 이와 같은 수치는 매우 비대칭적인 상황으로 콘텐츠 산업에 있어 또 다른 지역적 불균형을 예고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웹툰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 지역과 중앙간의 역할 정립 또한 필요하다. 웹툰은 창작자의 상상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콘텐츠이며 창작자와 독자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전 검증이 가능하고,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로의 전환이 용이한 대표적인 트랜스미디어다. 이러한 웹툰의 특징은 낮은 리스크로 지역적 콘텐츠가 글로벌화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것이며, 지역의 역할이 소비가 아니라 생산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의 웹툰 생태계는 아직 초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전남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웹툰은 초기 진입장벽이 낮고 거대 자본이 투입되기 보다는 창작자 개인의 역량이 중요한 분야임은 전남도 인지하고 다양한 노력을 경주 중이다. 전남은 천혜의 생태, 설화와 같은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소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스토리로 엮고 이를 활용할 인력양성을 위해 ‘콘텐츠산업 청년 일자리 창출 리쇼어링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웹툰산업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동학농민운동, 화순고인돌 등 지역 문화자원을 소재로 한 웹툰을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특히 고흥 소록도 한센인의 외롭고 치열한 삶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한 웹툰 ‘어린 사슴의 밤’은 카카오페이지에 인기리에 연재되고 2차 콘텐츠 제작여부를 논의 중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된지 불과 10년 남짓한 시간동안 우리는 영화, 드라마, 만화,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손안의 콘텐츠로 접하고 있다. 웹툰은 손안의 콘텐츠의 대표적인 장르이며 트랜스미디어에 가장 적합한 산업으로 이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은 무궁무진하다. 지역 창작자의 양성과 지역문화자원의 융합을 통한 다양한 웹툰 제작지원으로 전남을 대표하는 웹툰이 탄생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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