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9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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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방사광가속기 사업 평가기준 공정성 논란
지자체 의견 수렴 등 배제…평가 방법도 제시 못해
입지조건 6개 지표中 위치·접근성 관련 3개 불합리
“투명성·전문성 결여…재검토 이뤄져야” 한목소리

  • 입력날짜 : 2020. 04.02. 19:14
전남도 등 전국 5개 지자체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1조원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의 평가 기준을 놓고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기준 설정 절차에서 투명성·전문성이 결여된 데다, 평가 지표도 수도권에만 유리하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평가기준 마련 과정에서 지자체 의견 수렴 등을 배제한 것은 물론, 세부 평가항목 배점조차 제시하지 않아 국가균형발전을 감안한 평가기준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4세대) 구축사업’ 부지 유치 공고에 따르면 대상지 선정은 유치의향서 접수(4월 8일), 유치계획서 접수(4월 29일), 발표 평가(5월 6일), 현장 확인 및 최종평가(5월 7일) 순으로 진행된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국비 8천억원을 포함 총 1조원이 투입되며 가속장치동, 빔라인(40기 이상) 장치 등 연구시설, 연구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에는 전남(나주)을 비롯해 인천 송도, 충북 오창, 강원 춘천, 경북 포항 등 5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하지만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공모계획 평가 기준을 놓고 불공정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과기부는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가 지난달 24일 대형가속기 장기로드맵을 확정하자 부지선정위원회 평가기준 확정을 거쳐 3일 만에 부치 유치 공고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과기부는 전문적인 지표선정위원회 구성이나 내용의 적정성 검증, 지자체 의견 수렴 등 공식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가기준의 경우 각 분야의 총 배점(기본요건 25점, 입지조건 50점, 지자체 지원 25점)만 있을 뿐, 평가항목 및 세부 배점이나 평가방법, 평가기준 등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다.

과기부는 지난달 30일 개최한 온라인설명회에서도 구체적 설명 없이 온라인 질문만 받고 부지선정위원회가 논의·결정한 평가기준은 변경이 어렵다는 것만 안내했다.

총 50점이 배정돼 평가지표 중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입지조건의 경우 6개 세부 항목 중 ▲시설 접근성 및 편의성 ▲현 자원 활용 가능성 ▲배후도시 정주여건 등 3개 항목이 위치·접근성에 집중돼 있다. 연구자가 많은 수도권과 인접 후보지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위치·접근성에 초점을 맞춘 평가기준과 달리, 최근 인천·강원·충북·전남 2개 연구기관(원자력연구원,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가속기 이용자(337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7%가 ‘접근성보다 성능·운영 품질이 중요하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의 산업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은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실질적 평가가 필요하고 지역 간 분산 배치를 통해 재난에 대비한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관련 학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평가기준은 불합리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전문가에 의한 평가기준을 마련해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한 평가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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