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5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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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와 기획전 ‘36.5℃’
김도영
드영미술관장

  • 입력날짜 : 2020. 05.21. 19:23
오랜만에 미술관 안팎을 정비하고 관람객을 맞이했다. 기분이 정말 상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된 지 오래, 미루고 미뤄뒀던 기획전을 이달 초에 열었다. 마음이 너무 개운했다. 그러나 웬걸 이태원발로 다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40주년을 맞은 광주의 5월 행사도 대부분 취소되거나 축소돼 잔잔하게 진행됐다. 생활 속 거리 두기 역시 긴장감 속에서 행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언제나 벗어날 수 있을지 답답함이 증폭되는 시절이다.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생활 속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며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이뤄지고 있는 터라 이태원발 코로나19 발생소식은 정말 반갑지 않았다.

방역을 철저히 하며 올해 첫 선을 보인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이번 기획전의 타이틀은 ‘36.5℃’다. 이 지역뿐 아니라 타지에서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미술가 9인을 초대했다. 소중한 일상을 잃어버린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는 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 전시장내에 들어가는 인원을 한정적으로 체크하면서 관리 중이다. 참여 작가는 김수진·김해성·박상화·백상옥·이정기·장용림·정정임·조현택·한부철 등 9인이다. 이들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 감정을 자신만의 특유의 언어로 형상화하고 있다. 36.5℃는 사람의 적정온도다. 물리적 온도만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에서 오는 정서적 따뜻함을 염두해 두고 기획전의 타이틀로 삼았다. 신체는 외부의 온도와 무관하게 체온이 적정 이상이나 이하가 되면 대사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면역력이 뚝 떨어져 건강에 이상이 오고 급기야는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36.5℃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적정 체온인 것이다. 이 전시는 사람이 신체적 적정온도를 유지하여야 건강하듯 감정에도 건강한 온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기획전이다.

미술관을 방문한 이들의 반응이 뜨겁다. 오랜만의 전시라서 반가워하는 눈치이거니와 그걸 떠나서도 전시주제에 대한 관심도 높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의 소중함을 체득하고 있다. 그 일상생활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닫고 있다. 사람은 혼자서, 격리된 채 산다는 게 힘들다. 더불어 함께 살지 않으면 모든 게 정지되어 버린다. 그 같은 사실을 체감하게 됐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온도를 느끼고 부대끼며 살아가게끔 코딩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와 다른 개체와의 감정교류에서 느끼는 따스함은 친밀감과 신뢰감을 만들어낸다. 그중에서도 가족은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대상이다. 5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36.5℃’ 기획전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살펴보고 가장 가까운 타인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5월은 관계를 되새겨볼 일이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이 있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스승의 날도 있고 앞서 말했듯 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도 있다. 관계와 그 관계의 의미를 고찰할 만하다. 전시를 둘러보며 나와 나의 관계, 나와 타인의 관계를 생각해보고 정립해보는 시간을 가져봄직하다. 이 전시는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온 가족이 손에 손잡고 나들이 삼아 찾아올 만하다. 미술관을 찾아 물리적이면서도 정서적인 36.5℃를 지켜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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