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8일(수요일)
홈 >> 기획 > 기획일반

지자체 관심 부족…법적 안전장치 마련 서둘러야
[지역주택조합 빛과 그림자](4)주택법 현주소
토지 확보 없이 진행…과장·허위 광고 피해 눈덩이
조합원 신고필증 확인 등 행정차원 관리·감독 필요
市, 내달부터 설립인가요건 강화·제도개선 등 추진

  • 입력날짜 : 2020. 06.22. 19:47
지역주택조합은 사업이 성공할 경우 건설사나 시행사보다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허위 광고 및 사기 등 불법 행위로 사업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지만, 내 집 마련의 실현 가능성 때문에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법적 안전장치가 확보돼야 하고,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관심도 더욱 높여야 한다.

22일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에서 추진된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155건으로 실제 완공해 입주한 곳은 34곳에 그쳐 약 20%의 성공률을 보였다. 조합 승인을 받지 못하고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성공률은 5% 이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집 짓는 방식만 두고 봤을 때 재건축·재개발과 똑같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땅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을 모집해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성공확률이 낮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사업 대상 지역의 땅 80%를 사면 나머지 20%는 매수청구권으로 강제로 매입할 수 있는 반면, 지역주택조합은 부지의 95%를 사야 한다. 토지 확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주변 땅값이 올라가게 되면 사업은 더디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조합원 모집시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법적인 제재수단이 없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는 경우가 많다.

사업절차를 보면, 우선 주택조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업무대행사를 선정한다. 대부분 조합은 일반 개인이 모여 만들어진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 없어 업무대행사를 통해 분양과 조합원 모집을 대행한다. 이후 추진위와 업무대행사가 토지 소유자들을 찾아다니면서 토지사용승낙서를 받는다. 이 때 땅을 팔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거나 계약금 지불 등의 조건을 내걸고 토지사용승낙서를 받게 되는데 해당 부지의 80% 이상을 넘으면 조합이 공식적으로 설립된다.

토지사용승낙서는 재건축·재개발의 실제 계약서와 비슷한 효력을 갖지만 조합 설립때까지만 효력이 있다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 조합 설립 이후 지주가 토지를 팔지 않겠다고 해도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업무대행사는 또 모델하우스와 비슷한 주택홍보관을 만들어 홍보를 진행한다. 모델하우스는 일반 건설사에서 분양할 때 짓는 것으로, 부지 확보 등 여러 조건이 확충돼야만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땅 없이 홍보관을 짓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 세력의 허위·과장 광고는 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쉽다. 이를테면 확정 분양가를 약속하면서 추가 분담금이 없다고 홍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여러 변동 요인을 내세워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조합 가입 이후 투자자들이 조합 업무에 무관심 하다가 위기가 닥치거나 비리가 불거진 후에야 관심을 갖게 되는 등 뒤늦게 피해가 일파만파 커지게 된다.

때문에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부족하고 제도적 장치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법에 따라 조합원을 모집할 경우 관할 행정청에 신고하고 신고필증을 받아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도 적절한 행정조치가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 예비 조합원이 행정청을 통해 조합의 토지사용승낙서 확보율 등을 확인하기도 힘들다.

이런 가운데 내달부터 시행되는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사업추진 조건이 구체화되면서 조합원의 피해가 줄어들 전망이다.

광주시는 주택법 개정에 따라 오는 7월23일부터 지역주택조합사업 개선에 나선다.

조합원 모집신고시 토지사용권원 50%이상 확보, 조합설립인가시 토지사용권원 80% 이상과 소유권 15% 이상 확보 등이다. 광고에는 조합원 모집을 알리는 문구·토지확보 현황·자격 기준 등을 명시해야 하며, 계약시 조합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사업개요·자격기준·분담금·토지확보 등을 설명 받은 후 서면확인을 해야 한다. 자금보관업무는 신탁업자에 대행, 조합 추진 실적을 조합원에게 분기별로 공개하도록 해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예정이다.

민지현 광주동구 건축과 계장은 “현재 지역주택조합 관련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제도권 안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주민들이 구청에 자문하는 것이 사전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혹 국·공유지 부지가 사업 대상 토지에 일부 해당되거나 용도지역 변경으로 도시계획절차(지구단위계획)를 이행한 후 조합원 모집신고를 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행정 차원에서 현재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정확한 설명과 검토인 만큼 행정청에 자주 문을 두드려 달라”고 덧붙였다./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