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7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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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 골고루 잘사는 나라, 꿈일까?
박상원
본사 상무이사·사회복지학 박사

  • 입력날짜 : 2020. 08.10. 19:20
코로나19 확산 진정 국면으로 한숨 돌리나 했더니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 수해복구에 총력을 쏟는 비상시국이다. 또한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대혼란과 행정수도 이전 논란 등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은 국토의 균형발전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지나친 수도권 집중으로 인구는 국민의 절반이상, 100대 기업 본사 91%, 국내대학 80%가 서울과 수도권에 있다. 반면 지방 소외는 더욱 가속화돼 지방 소멸이 목전에 와 있다. 국토의 균형발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의무가 되었다.

비정상적으로 집중된 수도권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문화권력 등 모든 가치를 흡혈귀처럼 빨아들인다. 쉼 없이 사람과 자원을 흡입한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택지를 개발하고 외연을 확장하지만 수요는 넘쳐난다. 서울 부동산은 교환가치가 사용가치를 압도하는 시장이다. 역대 정권에서 10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서울의 집과 집값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수요가 항상 넘쳐나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초집중 체제를 바꾸지 않고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도권 부동산 문제의 해법은 인구와 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국가균형발전이 답이다. 핵심은 시기와 방법, 지속성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다. 수도권으로의 인구·기업 집중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규제 완화로 아파트 신규 수요를 창출하면서 단순한 대출제한, 징벌적 과세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 누구나 인정한다. 수도권의 아파트 공급은 개발호재로 작용해 과밀화를 부추기고 지방의 소멸을 가속화한다. 수도권 집중을 막아내지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이 필요하다.

지난 7월 초 수도권의 인구가 비수도권의 인구를 추월했다. 수도권 2천596만명, 비수도권 2천582만명. 통계청은 이 같은 충격적인 인구현황을 발표하면서 수도권의 인구 집중 현상이 앞으로 50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대한민국 국토에서 수도권은 11.8%에 불과하다. 50년 전 수도권 인구는 913만 명, 그동안 정부는 수도권만 지나치게 키워왔다. 국토의 발전이 머리만 큰 가분수의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 비대해진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국비 예산으로 건설한다. 인구 집중이 반복된다.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과 향후 인구 전망(통계청)에 따르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순유출은 2016년 1천명을 시작으로 2017년 1만6천명, 2018년 6만명, 2019년 8만3천명 등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특히 호남지역에서 지난 4년간(2016-2019) 6만명이 수도권으로 이주해 그 이전 4년(2012-2015)의 1만 명에 비해 6배나 증가했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수도권 규제 완화조치가 더해진다면 지방의 인구 및 기업의 수도권 유출은 가속화되고 아파트의 수요는 증가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국토균형발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16대 대선 공약으로 추진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77년 수도권 과밀화를 막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했었다. 그 이후 정권에서도 수도권 과밀 해소를 내세웠지만 수도권 인구 유입을 촉진하는 이중적인 정책으로 수도권 집중은 지속됐다. 결국 수도권 집중화를 막기 위해선 정권차원의 적극적인 의지와 정책, 법제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가능하다. 현 문재인정부의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도 단순한 외연 확장을 넘어 정부부처의 광역권별 분산 배치 검토 등 국토균형발전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행정수도 이전은 균형발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지방분권의 촉매제로 작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뤄진 공공기관의 단순한 지방 분산은 수도권 집중화를 막는데 한계를 보여줬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서울에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수도권 인구 유입만 가중시킨다. 인구의 절반이상이 수도권에 몰린 구조는 모든 병폐의 원인을 제공한다. 행정수도 이전을 기점으로 자치분권 확대와 공공기관의 분산, 권역별 특화산업 육성, 지역 거점 국립대학의 전폭적 지원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행정수도 완성추진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수도권의 공공기관 340곳 중 100여곳을 지방으로 옮기는 ‘투트랙’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수도권의 집중화를 막겠다는 발 빠른 행보에 긍정의 시그널이 보인다. 모든 국민은 국가로부터 고른 혜택을 받으며 살 권리가 있다. 수도권 국민만 특별한 혜택을 받을 권리는 없다. 고른 혜택은 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에서 시작된다.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국가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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