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7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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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남겨야 할 가장 위대한 유산
유근기
곡성군수

  • 입력날짜 : 2020. 09.16. 19:17
지난해 국세 통계 연보 조사 결과 10세 미만 자녀에게 건물을 증여한 건수가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고 한다. 자식의 앞날을 위해서라면 더 많이 물려주지 못하는 것이 죄처럼 여겨지는 게 부모의 심정이니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자식에게 물려줄 건물이 없는 대부분의 부모들을 생각하니 씁쓸하다.

다행히 희망은 있다. 경제적 대물림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조사와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의 성장과 성공에 취향, 습관, 태도 등 소위 문화자본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그러한 성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대물림 받는다고 한다.

물론 문화적 격차가 근본적으로 경제적 격차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알고 있다. 하지만 유사한 경제적 환경 속에서도 부모가 가진 문화자본의 크기가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아이들이 누릴 삶의 궤적도 달라진다. 결국 부모가 가정과 일상에서 하는 말 한 마디,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빼앗으면서 정작 내 손에서는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아이에게는 책을 보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퇴근하면 소파에 눕듯이 걸터앉아 TV 리모콘부터 찾았다.

이제 부모들은 일상의 피곤 때문이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기에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멀어졌던 책을 다시 꺼내 읽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를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과 학교 등 지역공동체도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정을 넘어 지역 전체가 학습하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생활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이 미래교육재단을 설립했다고 하니 아이들을 위한 교육기관으로만 아는 사람이 많다. 초대 이사장으로서 나는 전 생애, 그리고 모든 장소에서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끊임없이 공부하는 곡성만의 교육 생태계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 재단을 통해 학습하는 부모, 학습하는 공동체를 위한 평생교육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먼저 기존 리더스아카데미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생애주기에 맞춰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연도별로 학습내용을 심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문적 수준까지 학습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교육을 사회경제활동까지 연계하고, 군민 모두가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갖추도록 할 생각이다.

5명 이상 군민으로 구성된 자발적 학습분과를 지원하는 곡성학습공동체 사업도 점차 확대한다. 군민들 스스로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궁극적으로 개인의 발전이 지역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취미 차원의 학습을 넘어 주민을 지역 교육 서비스 전담 인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더욱 세부적으로 다듬고 있다. 기초학력강사는 물론 숲놀이지도사, 예술전문가, 스마트 클라스 강사 양성 등 다양한 중장기적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의 역사, 생태, 환경 등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로컬전문가 및 마을활동가도 양성한다.

아이가 저절로 자라나지 않듯 부모도 가만히 앉아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녀들에게 집과 땅을 물려주지 못해 미안해하기 전에 부모 스스로가 유산이 되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가르치기 전에 스스로 먼저 공부하고 배우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께서 용기 내어 지역 교육공동체에 함께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망설이지 말고 곡성교육의 문을 두드리시길 바란다. 10년 후 내 아이의 미래는 부모인 우리가 오늘 읽은 책 한 권, 아이들에게 보여준 배움의 습관과 자세들에 의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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