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5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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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태의 사주칼럼] 그릇

  • 입력날짜 : 2020. 10.07. 17:46
오후 늦게 온 중년의 남자는 자신이 운(運)이 오면 빌딩을 살 수 있거나 로또 같은 복권도 당첨이 될 수 있냐고 물어봤다. 빌딩을 살 수 있고 로또에 당첨이냐는 말을 워낙 진지하게 물어보기에 그의 재운(財運)의 그릇을 봤다. 그는 재물을 상징하는 정재(正財)와 편재(偏財)가 모두 없었고 이의 뿌리가 되는 식상성(食傷星)도 없었다.

또한 직장의 안정성을 상징하는 관(官)도 뿌리가 약했고 전문성을 상징하는 인성(印星)도 약했다. 세상에서 말하는 기본적인 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당연히 운로(運路)의 흐름도 초년과 중년, 말년에도 좋지 않게 흘렀다.

“직장운도 약하고 재운도 약하신데 지금 일은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니 “아니요.” “그럼 무얼하고 계십니까?” “정부보조금이 나오고요, 한달에 몇 번 정도 일용직으로 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일용직에 나가서 버는 일당 중에 상당한 돈을 로또를 산다고 말했다. “이렇게 꾸준히 로또를 사면 저도 운(運)이 올 때 뭔가 좋은 일이 생기겠죠?” 이 역시 진지하게 말을 하기에 필자는 솔직히 설명해줬다.

“운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하지만 그 운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사람마다 다르죠. 손님의 그릇은 꾸준하게 열심히 살아야 돈이 채워지는 구조이니 다시는 복권이나 허황된 꿈을 꾸지 마십시오”라고 말해줬으나 자신이 올해 몇 월에 운이 좋은지만 말해달라는 것이었다. 아마 그때 더 많은 복권을 살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이 사람 뿐 아니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그릇에 상관없이 횡재수를 기대하는 심리가 있다.

그릇은 무엇인가를 담는 도구이다. ‘물질을 담는다’라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의 머리는 생각을 담고 있다. 눈은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다. 컴퓨터는 정보를 저장해서 담을 있다. 책은 작가의 지혜와 지식을 담아 나에게 전달을 해준다. 즉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담고, 옮기고, 다시 꺼낼 수 있는 것들은 모두 ‘그릇’에 해당된다.

인생에서 펼쳐지는 부귀빈천은 태어났을 때 어느 정도 정해진 그릇이 있다는 논리가 명리학이다. 이 그릇대로만 사는 것이 숙명론이고, 이 그릇을 제대로 파악해서 무엇을 담아야 가장 가치 있는 그릇이 되고 자신의 그릇이 부족하면 어떻게 또 다른 그릇을 사용해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개운론이다. 자신의 그릇도 모르면서 넘쳐흐르는 것을 담으려 할 때 우리는 허황된 꿈을 꾸는 망상가이자 허풍쟁이 라고 말한다. 먼저 자신의 그릇을 물어보는 것이 ‘로또당첨’ 보다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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