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5일(월요일)
홈 >> 기획 > 광주공원 어떻게 가꿔야 하나

[광주공원 어떻게 가꿔야 하나](9) 희경루 중건 현주소
조선시대 대표 누정 건축…광주 역사 정비·복원 기회로
전라도 정도 천년사업 일환…과거 사마재 일대에 추진
70-80년대 민주화운동 산실 ‘신광교회’ 옛터 의미 주목
근현대 교육·의향 광주정신 집약…가치 중심 중건 초점

  • 입력날짜 : 2020. 10.29. 20:21
전라도 정도 천년사업의 일환으로 광주공원 일대 옛 사마재 터에 ‘희경루’가 중건될 예정이다. 사진은 보물 제 1879호 희경루방회도.
광주공원은 의로운 광주 역사가 함축된 상징적인 장소다. 이 일대에 전라도 정도 천년 사업 일환으로 ‘희경루(喜慶樓)’ 중건도 함께 추진돼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중건 예정지는 과거 근현대 교육이 이뤄지고, 독재 횡포에 맞섰던 시민의식이 발현된 곳이다. 희경루 중건을 계기로 잊혀질 뻔한 지역의 역사를 정비·복원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광주시는 지난 2018년 전라도 천년을 기념해 유서 깊은 역사문화 도시로써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19세기까지 실존했던 희경루에 대해 중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희경루는 오는 2022년까지로 남구 구동 32-19번지 일원(광주공원 내 어린이 놀이터 근처)에 정면 5칸·측면 4칸·팔작지붕·중층누각 형태로 들어서게 된다.

시는 지난해부터 희경루 중건 자문위원회와 올해 공원조성계획 심의 및 실시설계용역을 마쳐 올 연말 공사를 본격 추진한다. 총 사업비는 60억원(국비 5억·시비 55억)이다.

당초 희경루 중건은 전라도 천년 기념 상징물 설립이라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누정 건축 양식인 희경루를 중건해 광주의 문화적 경쟁력을 재고하고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희경루는 지난 1451년 광주가 무진군에서 광주목으로 회복하게 되면서 “함께 기뻐하고 서로 축하한다”는 뜻에서 희경루라는 이름을 명명, 충장로 옛 광주우체국자리에 창건됐다.

지난 1533년 소실돼 1534년 재축하면서 변형된 것으로 추정되며, 1866년 중수된 후 망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희경루를 문화재적 관점에서의 복원이 아닌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자원을 확보하는 차원의 중건을 지향해 중건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보물 제1879호로 지정된 ‘희경루방회도’를 참고 자료로 활용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설계용역도 마쳤다.

특히 희경루 중건 예정지인 광주공원 일대는 1천년 광주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자리로 그 의미가 깊다. 광주공원 인근 향교에서는 기우만 선생을 중심으로 한 의병거의가 있었고, 항일 무장투쟁의 중심에 있었던 기삼연 의병장이 순국했던 장소도 이 일대였다.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천황 생일의 참배와 1919년 3·1만세운동의 절정이 일었던 곳이다. 나아가 4·19 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과 6월항쟁까지 부당한 권력에 항거했던 광주인의 숨결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희경루 중건 예정 부지는 과거 사마재가 자리하면서 지역의 인재들을 양성하던 지역학문의 중심이었다. 1896년 11월에는 이곳에 전남 관찰부 보통공립학교가 들어서 호남지역의 첫 근대교육이 시작되기도 했다. 보통공립학교는 1907년 전일빌딩 자리로 확장 이전한 이후 농협의 전신이었던 금융조합이 전국에서 처음 개설됐다.

사마재 언덕 한편에 자리했던 신광교회는 1970년 류연창 목사가 시무했으며, 유신독재 시절 광주의 모든 시국 강연과 비밀회합이 이뤄질 정도로 광주 민주화운동의 산실이었다. 교회가 있던 절개지 끝쪽에는 현재까지도 류 목사의 아들이자 1980년 시민군으로 5월항쟁 당시 도청을 사수하다 운명한 고 류동운 열사의 추모비가 남아있다. 또 여성운동가 현덕신 여사의 정신이 깃든 어린이헌장 탑도 인근에 들어서 있어 교육, 의향의 장소로도 꼽힌다.

이처럼 희경루 중건 예정지는 광주를 상징하기에는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희경루 중건 사업이 이러한 역사의 상징성을 외면하거나 장소가 훼손 돼 그 의미를 상실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역사적 고증과 향후 희경루 관리방법 등을 구축하고, 주변의 많은 문화자원과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구용기 전 사직문화보존시민모임 대표는 “희경루 중건 예정지는 1천년 광주 역사를 지켜온 곳으로 많은 고민과 신중함이 필요하다”면서 “과거 예향, 교육의 장이었던 역사적 사실과 현대 민주화운동의 산실이었던 장소의 상징성이 이 일대에 추가로 구축될 수 있도록 희경루 중건과 관리 문제는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경루는 광주를 찾는 외지인들에게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주저함 없이 나섰던 정의로운 광주정신을 알려주는 상징이어야 하는 만큼 형식이 아닌 가치 중심의 중건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망각하며 살고 있던 지역 역사의 정비 복원의 기회기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