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8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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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수능]“적막한 교문 앞 처음”…마음 속 응원전
수능 시험장 가보니
선후배 시끌벅적 응원 실종…수험생 태운 학부모 차량만
차분한 분위기 속 치러져…자가격리자 음압구급차로 이동

  • 입력날짜 : 2020. 12.03. 19:49
가림막 설치된 시험장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에서 가림막 사이로 수험생들이 시험을 기다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렇게 조용한 수능은 처음 봅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일 광주·전남지역 97개 시험장, 1천709개 시험실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날 지역 수능 시험장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예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시험장마다 벌어지던 시끌벅적한 응원전은 사라지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수험생들의 발길만 조용히 이어지는 등 코로나가 수십 년째 이어져 온 수능 날의 익숙한 풍경마저 바꿔놨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11시험장인 광덕고등학교 앞.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수능한파를 뚫고 롱패딩 등 두꺼운 옷을 걸쳐 입은 수험생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눈빛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예년과 달리 후배들의 열띤 응원이나 함성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수험생들을 향한 학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은 여전했다.

차 안에서 짧은 대화를 나누거나 가벼운 포옹을 하며 자녀를 향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서석고에 다니는 아들을 배웅하러 온 학부모 서채원(45·여)씨는 “항상 아침밥을 챙겨먹는 아이라 오늘도 함께 식사를 하고 고사장에 데려다주러 왔다”며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도 아이가 열심히 공부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코로나 영향으로 교문 앞 응원이 금지되면서 학교 주변을 가득 메웠을 후배들과 학부모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차를 잠깐 앞에 세우고 손 인사를 건네거나 교문 앞에서 수험생을 배웅하고는 곧바로 발길을 돌리는 등 조용한 풍경이 이어졌다.

입실 마감 시간인 오전 8시10분이 다가오자 학생을 태운 택시와 학부모들의 승용차 등이 몰리며 정문 앞 왕복 이차선 도로에 일순간 차량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학교 주변에서 교통 정리에 나선 이병우 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 2팀장은 “예년에 비해 시험장까지 차량을 이용하는 수험생들이 많아지면서 일순간 정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혼선없이 잘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일년 동안 수고한 우리 수험생들이 실수 없이 제 실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교문 앞에서는 한 학생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두고 온 수험표를 전달받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고, 도시락을 두고 간 아들을 급하게 부르는 어머니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재수생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서지훈(24)씨는 “친구가 이번 시험을 위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며 “수능을 잘 치러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에서는 코로나 확산 여파로 자가격리 수험생을 위한 별도 시험장도 마련됐다.

이날 오전 광주지역 자가격리자 수능시험장인 인성고등학교.

이른 시간,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교 주변 도로 곳곳에서는 경찰과 자율방범대원들이 수험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교통 통제를 하고 있었다.

매년 치러지는 수능 당일 학교 교문 앞은 수험생들을 위해 후배들과 교사, 부모들이 엿과 찹쌀떡 등 간식을 챙겨주거나,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응원전이 펼쳐졌겠지만, 이날 자가격리 시험장은 예년과 사뭇 달라진 풍경을 연출하면서 적막감만 맴돌았다.

주변에는 ‘고생한 아그들아! 이제, 마지막이다~ 2021년 수능 대박, 어짜피 치룰 처사... 부릅뜨고, 도전하자’, ‘잘보고 잘풀고 잘찍어’라는 플랜카드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오전 7시24분, 자가격리 수험생을 태운 음압구급차 한 대가 교문을 통과했다.

자가격리 수험생은 방호복을 입은 방역당국 직원의 도움을 받아 구급차에서 내린 뒤 곧바로 학교 건물로 들어갔다.

6분 뒤, 두 번째 구급 차량이 교문에 들어섰다. 앞선 구급차량과 마찬가지로 학교 건물 입구에 도착하자 또다른 자가격리 수험생이 내렸다.

이날 광주지역 자가격리 수험생은 총 2명으로, 인성고와 송원여고로 음압구급차를 타고 이송하기로 돼 있었다.

인성고에서 정원 20명이 채워질 경우 송원여고로 자가격리 수험생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정원이 채 되지 않았다.

인성고 관계자는 “전날 자가격리 수험생이 2명인 것으로 파악됐고, 추가로 자가격리 수험생이 나올 것을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며 “과거에는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기분 좋은 풍경이었는데, 이번 수능 시험장에는 발걸음조차 없어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인성고에 감독관 16명, 보건교사 2명을 배치해 방역관리에 만연을 기했다. /김동수·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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