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7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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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왜 민주주의 훈련장인가? / 임우진

  • 입력날짜 : 2021. 01.24. 18:21
임우진 민선 6기 광주서구청장
필자는 그동안 몇 차례의 기고를 통해 우리시대의 국가적 과제와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즉 세계가 칭송하는 민주화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상황인 국민의 삶의 질, 정당과 이념에 국민들까지 가세한 도를 넘는 정치사회적 대립 갈등, ‘민주도시’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낮은 일상민주주의 수준 등의 문제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제도적으로 지역의 일당독점지배와 지역 대립적 정치구도, 후진적 중앙정치의 지방자치지배 구조와 함께 사회전반에 사람존중과 공존의 가치, 민주적 문제해결, 주인의식과 비판의식 등 진정한 민주의식이 뿌리내리지 못한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정치구조의 개혁과 실질적 민주화 없이는 시대적 과제해결은 물론 더 이상의 국가나 지역의 발전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리하여 정치권의 자발적 개혁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더디고 힘든 일이지만 국민의 실질적 민주의식 성숙을 위한 ‘민주시민교육’과 ‘주민자치 활성화’ 노력을 주창한 바 있다. 이것은 주민자치가 ‘민주시민의식 성숙’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시민의식의 성숙이 모든 시대적 과제해결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주민자치의 본고장인 영국의 제임스 브라이스(J. Bryce)경은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인 동시에 그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제도’라고 말해, 주민자치의 민주적 가치를 확인해 주고 있다. 오늘은 ‘주민자치’가 어떻게 ‘시민의식의 성숙’을 가져오는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민주국가의 시민의식으로 인간 존엄성 존중, 정의·준법·참여·관용의식 등을 든다. 또한 우리의 과도한 대립 갈등 등 국가 사회적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가지 못하는 데에는 이념·당파·지역 등 진영의식, 무조건적·독선적 정치의식, 상대를 부정하고 타협하지 못하는 비민주 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후진적 시민의식을 다른 사람과 그 의견을 존중·공존하며, 민주적 절차와 토론을 통해 양보 타협하고 주인정신과 합리적 비판정신으로 성숙시켜가는 것은 우리시대의 책무라 하겠다.

그러면 주민자치는 어떻게 이러한 성숙된 시민의식을 효과적으로 함양할 수 있는가. 기초자치를 의미하는 풀뿌리민주주의는 겉으로는 미약해 보이지만 땅속에서 서로 뒤얽혀 강한 생명력을 가지는 풀처럼, 구성원들이 상호유대와 관계망을 형성한 지역은 집단적 역량을 갖추고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거나 외부의 위협이나 도전에 적극적인 대응을 해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즉 마을 공동체 기반의 평범한 시민 또는 민초들에 의해 활성화되는 주민자치의 가치와 힘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민자치는 이러한 공동체적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의 의제를 발굴 해결하고, 주민들의 삶에 관련된 지방정부의 정책결정과 추진과정에 참여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주민자치는 본질적으로 지방민주주의 실천활동이고, 가장 이상적인 교육활동이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첫째 주민자치는 ‘민주주의 실천운동’이다. 오랜 집권적 역사와 국가주도 성장과정에 형성되어 자치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관주도적, 정부의존적 사고, 정치적 무관심과 무력감, 단체자치에 치우친 우리 지방자치를 민주화시키는 ‘민주주의실천운동’인 것이다. 공동체단위에서 자기결정의 민주주의 원리를 확대하고, 권력에 대한 견제, 감시, 통제를 활성화하게 된다. 그리하여 주민이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로서 주인의식을 갖게 된다.

둘째, 주민자치는 ‘공동체형성운동’이다. 이웃과 소통·포용·관용하는 정의적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마을공동체는 주민에게 심리적 정서적 안정감을 주어 현대사회의 소외를 극복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기반이 된다. 이러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주민자치 과정에 주민들은 서로를 존중·협력·참여·실천하게 되며,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셋째, 주민자치는 합리적 토론으로 양보 타협해가고, 합의 결정 사항을 지방정부 등 외부와 교섭하고, 지방정부의 정책결정과 추진과정 참여 등을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 등 민주적 절차에 익숙해지고, 그 과정에서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은 물론, 정의·공정·좋은 사회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게 되고, 정부의 역할에 대한 비판의식이 형성되게 된다.

넷째, 주민자치는 단순 이론교육이 아니고 실제 업무과정을 통한 구체적 사례학습으로서, 법과 제도·정책 등 전문지식, 다양한 인간관계, 민주적 덕성·태도·기법이 포함된 종합적인 교육과 학습의 기회인 것이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주민자치는 본질적으로 민주주의실천·주민권리찾기·공동체형성 운동이자, 민주시민교육활동이다. 즉 종합적인 민주주의 훈련장인 것이다. 이러한 주민자치를 제대로 육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또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서 정책적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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