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3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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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투표권 사는 광주상의 회장 선거

  • 입력날짜 : 2021. 03.02. 18:55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는 추가회비에 따라 투표권 수에 차이를 두는 방식이다. 일반회비와 무관하게 특별회비는 100만원당 1표를 부여받는데, 이번에는 무려 22억원에 이르며 최소 2천200여표의 향방이 주목받게 됐다. 출마가 예상된 현재 회장인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과 양진석 호원 회장 간 양자대결의 승패를 가를 중대 변수가 된 셈이다. 여기에 회비 납부 마감시간 등 선거권 확보를 위한 방식과 절차에 대한 문제도 불거져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돈 선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경제의 성장과 발전, 회원 간 화합과 신뢰 등을 내건 상의 설립 취지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다. 하지만 상의는 요지부동이다. 특별회비는 비단 광주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다른 시·도에서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회비는 회원들의 다양한 지원사업 등에 쓰여진다며 둘러대기에 급급하다.

광주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상의 회장 선거가 돈 좀 있다는 기업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거세다. 일반회비를 성실 납부해 온 기업의 권리는 무시당하기 일쑤고, 조직의 가장 큰 병폐인 줄 세우기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기 국면에서 누가 당선되든 후유증이 심각할 수 밖에 없으며,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선거제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그 때 뿐이었다. 볼썽사나운 광경에 대한 여론의 질책을 의식해서인지 합의 추대키로 했다며 어물쩍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역기업 간 분열과 반목만 키우는 구태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광주상의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상임부회장 추천권, 직원 인사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또 상의는 상당한 수익을 챙기게 된다. 흡사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 객관성과 공정성이 관건인 선거를 애써 외면하는 이유가 아닐런지 의문이 강하게 든다. 기업인들의 권익 보호를 통해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선봉에 서야 하는 상의의 낯 부끄런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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