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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살리기’ 농가 최저 소득수준 보장 담보가 우선 / 김성일

  • 입력날짜 : 2021. 03.02. 18:55
김성일 전남도의회 부의장
지금 농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실시한 지방소멸위험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46%인 105곳이 소멸지역으로 집계됐고 이 중 78개(74%)가 농촌 지역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이 어려웠던 시절 농민들은 허리가 휘도록 열심히 농사짓고, 때로는 소 팔고 논 팔아서 자식을 교육시켰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세계 13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에는 농민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농촌 현실은 어떤가? 1980년부터 2019년까지 농가 인구 및 소득 현황 자료를 보면, 당초 농가 소득의 65.4%에 달했던 농업소득 비중이 2019년에는 24.9%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같은 기간 도·농간의 소득 격차는 더욱 가속화되어 도시근로자 가구소득 대비 95.7%에 달했던 농가 소득이 61.8%까지 떨어졌다. 더 이상 농촌은 농사만 짓고 살기 어려운 비참한 곳이 되고 말았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농업의 규모화’를 목표로 공격적인 농업정책을 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일부 억대 농가 양성을 제외하고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작은 규모의 농가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정부의 공적부조나 공적자금투자로 어렵사리 연명하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생산한 농산물 가치를 높여서 팔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팜 농가와 소규모 농가는 가격 경쟁을 할 수 없다. 앞으로 국민의 식량공급은 스마트팜이 할 것이고, 소규모 농가는 고객에게 다른 가치를 전달하는 농업을 해야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농림어업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농업인은 농민 224만5천명에 농가는 100만7천 가구다. 농가 경영주는 70세 이상이 전체 농가의 45.8%(46만2천 가구), 60대가 32.1%(32만4천 가구)로 80% 달하는 농가가 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또한, 농가의 70%가 경지 규모 1ha이내의 소규모 농가로 경작 규모 역시 영세하다.

이로 인해 지자체들은 소농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젊은 농업인을 유입하기 위해 각종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멸 위기에 몰린 농촌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농촌인구의 소멸은 결국 농촌소멸로 이어질 것이다.

전문가들은 농촌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소득보장 수준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 보조금 성격의 직불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존 제도를 개편하여 소규모 농가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고 공익성에 중점을 둔 공익형 직불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만으로는 농업 가구의 낮은 소득 수준을 보존하기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 농가 중 대부분이 소규모 농가인 점을 고려할 때, 더욱 적극적인 기본소득 보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농민기본소득제 도입이 농가소득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본소득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구성원 모두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소득 보전을 위해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계기로 농업 분야 보호를 위한 농민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논의 역시 불붙고 있다.

농민기본소득 논의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후보들이 ‘농민수당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농민수당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보상 차원에서 농지면적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농가에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로 지난 2019년 해남군이 전국 최초로 농어민수당을 도입했다.

이후 농민수당 제도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전남과 전북, 충남, 강원, 제주, 경북 등이 농민수당 지원 조례를 제정해 수당 지급을 시작했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다. 농민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함으로써 지역 내 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다가올 미래는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식량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농촌은 향후 식량 창고로서 역할뿐 아니라 환경·생태적으로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담당할 것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이며, 나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힘이라 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도 농업은 여전히 중요하다. 누구나 밥을 먹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먹는 것은 모든 것의 근본이다. 즉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농촌은 인류의 뿌리이다. 하지만 그 뿌리인 농촌이 흔들리고 있다. 농업소득만으로 살 수 없어 모두가 농촌을 떠나다보니 농촌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라도 식량주권의 소중함을 알고 소멸위기에 몰려 있는 농촌지역을 살려야 한다. 뒤늦게나마 정부와 지자체들은 농촌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도시와 농촌의 소득 및 발전 격차는 커지고 있다. 농업의 붕괴는 지역 경제 침체와도 직결된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농촌 공동체가 유지되도록 기본소득 보장제도들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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