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6(일)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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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자녀들이 ‘성적’ 이전에 ‘배우는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하자. 공자는 논어에서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말하며 배우는 기쁨에 대해 말했다. 이것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배움을 즐기고 그 배움을 통해 내적 성장을 경험하며 배움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자녀에게 1등의 삶만이 의미가 있고 명문대를 가야만 행복한 삶이며 의대를 가야만 성공한 사람이라고 강요함으로써 그렇지 못한 자녀가 스스로를 무능하다고 느끼게 한다. 그리하여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자녀는 분노가 자신과 타인에게 향함으로써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고 오히려 진정한 배움의 길에서 벗어나게 된다.
둘째, 두려워하지 말고 자녀의 마음에 마음껏 공감해 주자. 상담 장면에서 만난 한 남학생은 부모님과 대화 도중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고 한다. 평소에 자신을 대단히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눈물을 흘리는 자신에게 놀랐고 부모님도 역시 그런 아들의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그 학생은 “제가 부모님에게 원한 것은 딱 하나였어요. ‘네가 그렇게 힘들었구나’라는 공감이었죠. 그런데 부모님은 끝내 제게 그 말을 해 주지 않으셨어요. 전 그게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던 거 같아요”라며 또 눈물을 흘렸다. 아마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에게 공감해 주는 순간 자녀가 원하는 대로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 마음을 공감해 주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자녀에게 있어 부모의 ‘공감한다’라는 말은 자녀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박혀 있는 커다란 가시를 뽑고 새 살이 돋울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한다. 나도 엄마에게 “참 힘들었겠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었지만, 결국 그 말을 듣지 못하고 엄마를 떠나보냈다. 그러나 내가 엄마가 되어 아이들을 길러보니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엄마도 나에게 그 말을 듣고 싶으셨을 것이다. “엄마, 참 많이 힘들었겠네요” 나 역시도 상담을 공부하였지만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공감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었다. 하지만 이제는 알 거 같다. 공감은 죽어 있는 관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적의 ‘숨결’이다.
셋째, 자녀가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하지 말자. 누군가는 ‘문제 자녀 뒤에 문제 부모가 있다’라고 말하지만 이 말은 부모가 자녀의 심리적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방해한다. 왜냐하면 부모는 ‘이런 자녀’가 처음이라서, 바쁜 일과에 쫓겨 자녀를 돌볼 체력적·심리적 여력이 없어서, 또는 자녀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역동들을 인지하지 못해서였을 뿐인데 ‘문제 부모’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가 이런 프레임을 깨고 용기를 내어 상담을 시작하더라도 일정에 맞춰 상담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나 상담 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투자를 아까워하지 않아야 한다. 상담을 통해 자녀의 내면이 회복된다면 자녀는 분명 여러 면에서 삶의 풍성한 경험들을 하게 될 것이며 부모는 그 열매를 자녀와 함께 누리게 될 것이다.
부모 역시 완벽한 존재는 아니다. 지금은 부모이지만 당신도 과거 언젠가는 당신의 부모에게 소중한 자녀였다. 그렇게 소중했던 당신이 이제 이렇게 성장하여 어엿한 부모가 되어 있다. 누군가의 부모가 된 당신에게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여러 어려움 앞에서도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당신은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며 그런 당신이기에 더 소중하고 더 어여쁘다. 대한민국은,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자녀들은 그런 당신들로 인해 힘을 내고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자녀에게 당신의 마음 한 켠을 넓고 넓게 열어두라, 자녀가 당신의 그 넓은 마음에 깃들어 멋진 어른, 멋진 부모가 되어 날아오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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