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마지막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은 “나라 살림도, 국민의 삶도 보다 진일보해 윤택해질 수 있도록 간을 맞추는 소금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략 6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 정부 예산안 심사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은 서 위원장은 업무 처리가 치밀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위에는 광주·전남에 연고를 둔 국회의원들이 무려 11명이나 포함됐다고 한다. 국민의힘 김웅(여수)·전주혜(광주) 의원, 민주당 기동민(장성)·김경만(강진)·김민철(함평)·김회재(여수)·민형배(해남)·위성곤(장흥)·이병훈(보성)·홍기원(나주) 의원, 무소속 양향자(화순) 의원이다. 전체 위원 50명 가운데 24%를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전북 7명을 더하면 18명(36%)으로 증가한다.

위원장과 위원까지 호남이 사실상 장악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매우 이례적인 일대 사건이다. 야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는 해남 출신 박광온 원내대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내년 4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호남 구애가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예년과 다르게 큰 공을 들이지 않고도 현안사업 국비를 대거 확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맞았다.

2024년은 코로나 엔데믹 후 첫 해로 오랜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하는 시기다. 진정되고 있다고는 하나 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야 말할 필요도 없이 열악한 형편이다. 지출은 늘고 수입은 줄고 오히려 코로나19로 더 쪼그라들었다고 해야 정확하다. 해서 지역민들도 호남 중심의 예결특위 구성을 반기는 것이다. 목전에 둔 총선으로 어느 때보다 ‘예산전쟁’이 격화될 판인데 ‘칼자루’를 쥐었으니, 무엇보다 다행이지 싶다.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야권의 근거지인 호남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국회 예결특위에 포진한 지역 연고 의원들의 활동을 특히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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