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2년을 돌아보며 김종원 |
| 2019년 07월 29일(월) 18: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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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국가책임제. 말 그대로 치매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말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국적인 고령화현상에 발맞추어 노인의 주요 건강문제인 치매를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치매국가책임제를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우리나라 치매관련 통계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 치매추정인구 비율은 전국 10.16%로 인구 100명당 10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최근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구절벽 시대에 접어들면서 광주시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40년이면 38%에 달할 전망이다. 광주 동구는 2018년 말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이 21.5%로 광주 자치구 중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동구에서는 향후 노인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앞서 치매예방관리 선도도시가 되기 위해 대책마련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국가에서는 치매국가책임제 도입으로 전국에 치매안심센터 설치를 통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치매예방관리 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리 동구도 민선7기 공약사업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이 걱정 없는 동구!’를 내세우고 지난해 9월 광주 자치구 최초로 치매안심센터를 개소하고 선도적인 치매예방관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치매국가책임제 도입 이전의 치매관리 사업은 치매검진과 치료비지원 위주로 진행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치매안심센터 개소 후에는 시설 및 인력의 확충과 더불어 치매환자에 대한 보다 더 체계적인 검진체계 구축, 치매예방관리서비스 제공뿐만이 아니라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대상으로 자조모임을 꾸려 정서적 지지를 통한 스트레스 완화와 조호(助護)물품 지원을 통한 경제적 부담경감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치매국가책임제라는 말의 어감 때문에 치매환자, 가족의 요구와 기대감은 더욱 더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애초 치매국가책임제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정부의 의도는 치매안심센터 개소를 통해 지역 내 방치된 치매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와 인지저하자 및 경도인지장애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매로의 이환율을 낮추고, 치매환자 쉼터와 가족카페 지원 등을 통해 환자와 가족들 삶의 질을 이전보다 높이는데 있다.
또한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개선과 치매친화적 환경조성을 통해 치매를 앓더라도 그 지역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주민과 함께 소통하며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치매는 더 이상 개개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범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전국 치매안심센터 개소율은 2018년 9월말 기준 25%(전국 256개소 중 65개소 개소)로 낮은 실정이며 치매안심센터 운영을 위한 전문 인력 확충 비율도 미흡한 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치매관리서비스 제공을 요구하기는 시기상조이며 앞으로 치매안심센터 개소뿐만 아니라 개소 후 치매진단의 전문성 확보, 근거중심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역량 있는 전문 인력 확충 등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현재 중앙에서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정부합동평가지표 세부기준을 발표하였는데 치매진단율과 사례관리율 등이 주요 평가지표로 들어가 있다. 이러한 평가지표는 자칫 전국의 치매안심센터를 대상으로 진단검사와 사례관리 위주의 지표향상을 위해 과도한 경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치매안심센터 개소를 통한 효율적인 치매통합관리로 지역실정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었으면 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실적보다는 치매안심센터라는 하드웨어를 구축해 전문 인력 확충, 근거중심 치매예방 프로그램 개발 등 소프트웨어적인 사전준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