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기승’ 휴일 광주 도심 표정]“더위 피하자”…거리 ‘한산’ 실내 ‘북적’ 힘겨운 여름나기 속 냉방 갖춘 카페·서점 등 북적 야외 공원은 ‘적막’…밀폐공간 코로나 확산 우려도 조태훈 기자

2021년 07월 25일(일) 20:27

광주와 전남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25일 광주의 한 대형서점에서 시민들이 독서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휴일인 25일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령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지역 곳곳에서는 폭염과 힘겨운 싸움이 계속됐다.

시민들은 시원한 옷차림에 모자를 쓰거나 양산을 들어도 한낮의 폭염을 견디기는 쉽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 막히는 날씨에 도심 거리는 오가는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고, 냉방이 잘 되는 카페와 서점, 백화점 등 실내는 인파들로 붐볐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의 한 근린공원.

이 곳은 평소 주말이면 시민들이 축구, 배드민턴, 산책 등 야외활동을 하기 위해 북적거리는 곳이지만 이날은 뜨거운 날씨 탓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공원 내 정자에서만 일부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앉아 있거나 신발을 벗어 누워 있는 등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몇몇 시민들은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연신 부채질을 하며 산책을 하고 있었고 나무 그늘에서 줄넘기, 훌라후프 등 운동을 하는 모습도 간혹 눈에 띄었다.

산책을 하던 한 시민은 “가족들과 무등산에 가려고 했지만, 오늘 같은 날에 산을 타다가 혹시 몸에 문제가 생길까 봐 두려워 가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산책이라도 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김모(45)씨는 “아들이 집에만 있기 답답해하는 것 같아서 운동하러 나왔다. 밖에 나와서 5분 걸었는데 벌써 숨이 턱턱 막힌다. 아들과 운동을 조금만 하고 시원한 콩물국수를 먹으러 가야겠다”고 말했다.

반면 카페나, 백화점, 서점 등은 더위를 피하려는 인파들로 가득했다.

카페로 들어온 손님들은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꺼내 공부를 하거나 수다를 떠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광주 유·스퀘어 내에 자리한 한 대형 서점에는 시원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 책을 읽거나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중앙에 마련된 소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책을 읽고 있었고 소파에 기댄 채 꾸벅꾸벅 조는 모습도 보였다.

한 대학생 커플은 “최근 날씨가 너무 더워 야외 데이트는 꿈도 못 꾼다. 여자친구가 땀 흘리는 것을 싫어해 요즘에는 시원한 실내 데이트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백화점 역시 한산한 거리와는 달리 쇼핑을 하려는 시민들로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광주신세계 1층에 마련된 힐링 하우스에서 휴식을 취하던 김모(45)씨는 “근처에서 밥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산책하려고 했지만, 밖이 너무 더워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아 백화점에서 잠시 쉬고 있다. 코로나로 마음은 편치 않지만 갈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더운 날씨로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음식물 섭취나 밀폐된 공간에서의 에어컨 가동 등에 따른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은 “날씨가 더운 탓에 에어컨이 있는 카페, 영화관 등으로 많은 사람이 몰린다”며 “에어컨 바람을 통해 코로나에 감염될 수도 있다고 들었다. 이럴 때 일수록 마스크를 꼭 착용해 조심해야겠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밀폐된 환경에서 장시간 머물 경우 코로나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며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최소 2시간마다 1회, 15분 이상씩 환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