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역사 정리·인재양성 보람 곡성 옥과 역사 지킴이 김형수씨 15년간 향교 관리, 청소년 배움터 활용 "한글판 제례의절·향토사 연구 꿈 키워" 곡성=안용식기자 ysan@kjdaily.com

2003년 04월 14일(월) 20:08

600여년이 넘는 세월을 간직한 곡성군 옥과면 옥과향교. '옥과의 역사'로 불리는 김형수씨의 노력 덕분에 옥과향교는 지금도 지역 청소년들의 배움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오종찬기자 ojc@kjdaily.com

곡성군 옥과면 옥과리 15-1번지에 위치한 옥과향교. 면소재지 중심도로에서 벗어나 골목길을 한참 걸어 올라가다보면 조선시대 초기부터 말없이 옥과를 지키고 있는 옥과의 역사, 옥과향교가 자리잡고 있다. 조선시대 이 지역 인재들의 배움터였던 옥과향교는 지역 고교생들의 기숙사로 활용되는가 하면 청소년들의 역사배움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등 현재도 지역민들의 배움의 장으로 역할을 다하고있다.
이처럼 옥과향교가 현재까지도 지역민들의 배움의 장으로 살아 숨쉬게 된데는 15년여동안 향교를 지키면서 옥과의 인재키우기와 젊은이들에게 옥과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옥과의 역사' 김형수씨(51)가 있기에 가능했다.

김씨는 지난 95년 10월 제15회 곡성군민의 날 행사에서 '군민의 상'을 수상했다. 당시 상패에는 김씨가 지역 인재 양성과 사라져 가는우리의 전통의식 및 예의범절 등 문화예술 및 교육부문에 헌신했기때문에 상을 수여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옥과의 역사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옥과 연혁비 건립에 공로를 인정받아 '옥과면민의 상'까지 받았다.
50대 초반인 김씨가 옥과면민은 물론 곡성군민들로부터 이처럼 존경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과감한 개혁을 통해 향교를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장소로 바꾸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옥과 바로알기 교육 등을 통해 지역 청소년들에게 옥과인으로서, 곡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김씨의 현재 직업은 옥과농협 경제상무. 지난 76년 입사한이후 지금까지 30여년 가까이 농협에서 일하고 있다. 농협직원인 김씨가 향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5년전 성균관 청년유도회 옥과지부장을 맡으면서부터.
청년유도회를 맡게된 김씨는 곧바로 그때까지만 해도 나이든 어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향교를 개혁하기 시작했다. 옥과향교를 지역젊은이들이 옥과인이라는 자부심을 배워가는 장소,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는 장소로 바꾸고자 한 것.
우선 많은 유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역민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향교 정문앞에 있던 고택을 매입,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다음으로는 지역인재양성차원에서 91년부터 옥과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향교에서 숙식을 하면서 공부하도록 했다. 당시 기숙사 시설이 없던 옥과고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게 하는 한편 향교에 대한 지역민들의 인식을 바꿔놓기 위해서였다. 당시 학생들과 지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향교기숙사는 이후 옥과고교에 기숙사가 지어질 때까지 4년여동안 운영되면서 지역인재양성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김씨는 이외에도 옥과의 역사를 알리는 옥과연혁비 건립을 주도하는 등 지난 90년 이후열린 향교 교육 등을 통해 지역인재의 양성과 옥과에 대한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93년 성균관 유교교육원 진사과 수료와 98년 광주유교대학 졸업 등 끊임없는 자기 개발도 병행해온 김씨는 앞으로 축문과 지방 등 우리나라의 제례의절을 현대 젊은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말로 된 책을 펴내는 일과 옥과의 향토사를 연구하는 것 등 2가지 꿈을 가지고 있다.
김씨는 "지난 75년 '지역을 위해 살아가라'는 아버님의 유언과 한평생 지역의 발전을 위해 살다가신 아버님이 돌아가셨을때 '옥과 면민의 장'으로 장례가 치러지는 것을 보고 옥과를 위해 살기로 마음먹었다"면서 "앞으로도 옥과의 역사정리와 옥과의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재식기자 jaesic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