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어려움 해결 보람느껴요 무안=최옥수기자 oschoi@kjdaily.com |
| 2003년 04월 21일(월) 00:00 |
거동 불편 민원인엔 귀가 차량 제공
일손 부족 농가 도우며 참봉사 실현
지방자치가 본격화되면서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의 민원실은 지방행정의 최일선 부서이자 달라진 지방자치의 참모습을 실감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다.
무안군청 민원봉사실도 예외는 아니다.
민원인이 대기시간을 이용해 활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방, 흡연실, 민원인 전용팩시밀리 등이 갖춰져 있고, 자녀를 동반한 민원인들의 편의를 위해 어린이 놀이방까지 갖춰져 있다. 민원실 입구에 배치된 민원안내 도우미는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민원처리에 처음부터 끝까지 도움을 준다. 군청과 등기소를 오가는 불편을 겪어야 했던 토지 관련 민원처리는 달라진 민원행정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 군청 민원실에 등기부 등본 무인발급기가 설치돼 민원인은 군청을 한번만 방문함으로써 민원을 처리할 수 있다.
이처럼 달라진 무안군청 민원봉사실을 이끌어가고 있는 주역은 바로 김갑송 민원봉사과장과 윤후중 지적담당.
이들 두 '민원실 콤비'는 민원봉사실을 군민 편의위주로 가꾸는데만 그치질 않는다. 군민들이 찾아와 해결해줄 것을 요구하는 소극적 민원처리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직접 찾아나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8월, 7년 6개월간의 긴 법정투쟁을 마무리짓게 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이들 두 무안군청 민원실 콤비의 참다운 대민 봉사 자세를 단적으로 입증한 사례다.
지난 1945년 지역주민들이 바다를 막아 매립한 무안군 운남면 내리 일대 농지 4만7천92㎡(1만4천245평)는 관계공무원의 착오로 토지대장에만 등록되고 지적도 정리가 누락됐다. 이 상태에서 지난 71년 다른 지역 사람이 새우양식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토지대장과 지적도에 주민들의 토지를 포함해 등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같은 사실을 안 김 과장과 윤 담당은 토지소유자를 만나 원만한 합의를 종용했지만 헛수고였고, 결국 지난 96년 3월 박봉을 털어가며 소송을 제기했다. 7년6개월간의 긴 법정투쟁의 승리는 김 과장과 윤 담당의 것이었다.
"월급을 쪼개고, 직원들의 출장비, 여비 등을 꼬박꼬박 모아야만 했습니다. 재판을 위해 광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겪어야했던 고생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지요. 하지만 선배 공직자의 착오에 의한 것이기에 우리가 해결해야한다는 책임감 하나로 버텼습니다."
이들 콤비가 주민들의 토지소유권을 찾아준 사례는 또 있다.
무안군 해제면 대사리 687-1 일대 토지 역시도 지난 1945년 4월 28일 매립준공 신규등록하면서 토지대장만 정리하고 지적도 정리가 누락됐다. 이 상태에서 지난 84년 다른 사람이 공유수면 매립 신규등록하면서 중복등록된 것. 이같은 사실을 안 김 과장과 윤 담당은 토지소유자와 협의해 토지대장 말소 및 경계정정처리해줬다.
특히 올들어 무안군 관내 마을을 찾아 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 과장과 윤 담당은 일손이 부족한 장애인 가정을 만나면 마늘 양파 작업을 돕고 있고, 거동이 불편한 민원인이 찾아오면 민원처리와 함께 차량을 제공해 귀가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군민들을 위해 할일을 하고 있을뿐입니다. 군민들이 불편을 느끼는 일이 있다는 것은 민원공무원이 해결해야할 일이 아직도 많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민원인들이 불편을 느끼지않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 과장과 윤 담당 두 콤비가 이끌고 있는 무안군 민원실의 주민 만족도는 91%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국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이들은 "아직 군민들을 위해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무안=최옥수기자 oschoi@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