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에 친절·봉사 최우선 |
| 2003년 09월 17일(수) 14:38 |
|
"1년여 운영했다고 나름대로 갤러리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됐습니다."
우체국갤러리가 전국 최초인 관계로 황무지를 개척하는 마음으로 갤러리를 단장하고 운영해왔다는 박안수 동림동우체국장. 오로지 그의 뚝심 하나로 우체국갤러리가 탄생했고 오늘에까지 이르렀으나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겸손해한다.
문화예술신문 김진구 사장의 조언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단다. 카운터 공사시 빈 벽면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겠느냐고 몇군데 조언을 구한 후 김사장으로부터 갤러리 아이디어를 전해받았단다. 과연 될까 하는 몇번의 망설임 끝에 결정했고 예술계에 발이 넓은 김사장의 섭외아래 전시회를 개최해왔다.
하루 3백~4백명이 내방하고 월말 붐빌 때는 8백~9백명. 이들에게 최대한 짧은 시간안에 업무를 처리해주기 위해 그는 별의별 일을 다 구상한다. 잔돈은 월말보다는 월초에 가져오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공과금 납부 땐 고지서를 바르게 정리하고 셈도 미리 해와 직원들이 한번만 계산해 확인, 시간을 단축하자고 입이 마르게 교육(?)한다. 때문에 지금은 착착 잘 이뤄져 간다.
주민에 대한 친절과 서비스는 몸에 철저히 익은 화두. 그러나 무조건 친절만은 안된다고 그는 외친다. 올해로 26년째 접어드는 우체국 업무 중 언제인가 섬에 근무한 적이 있었다. 비가 올 때마다 마을의 한 노인 집이 물에 잠겼고 그 때마다 노인은 바로 옆에 새로 지어진 교회 탓을 했다. 반복적인 재해에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에 어느 날 또 비가 내렸다. 우산을 쓰고 그 노인 집 안팎을 살폈다. 물이 흘러드는 근원지를 살피니 교회는 아니었다. 옆동네 물고랑이 막혀 그 노인네 집으로 흘러들었던 것. 가지고 간 삽으로 물고랑을 터주었다. 당연히 노인네 집으로 물은 흘러들지 않았다.
박국장이 외치는 친절에 관한 슬로건. '시스템'화된 친절이다. 동림동 우체국 카운터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고객들에게 인사 잘하고 친절을 행해도 시스템적으로 따라주지 못하면 소용없었다는 것.
"우체국갤러리 또한 시스템적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요"
거기에 변함없다. 동림동우체국갤러리가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이동하지 않고 기반다지기에 심혈을 쏟겠다고 거듭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