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장결혼 확대 근본대책 '시급' |
| 2004년 10월 06일(수)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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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생활빈곤자 유혹대상
사업실패 등으로 많은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김모(50)·남모(46·여)씨 부부. 김씨 부부는 생계가 막막하던 올초 위장결혼 브로커인 정모(42)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서류상으로 이혼한뒤 중국에 갔다만 오면 800여만원을 벌 수 있다"는 것. 김씨 부부는 고민끝에 정씨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위장이혼을 했다. 그리고 중국으로 건너가 각각 중국 조선족인 손모(42·여), 이모(39)씨와 위장결혼한뒤 국내로 돌아왔다. 생계가 어려워 별다른 죄책감 없이 한 일이지만 결국 김씨부부는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의 끈질긴 단속에도 불구 위장결혼이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예전에는 중국 조선족 위주로 진행되던 위장결혼이 한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5일 전남경찰청 외사계(계장 진희섭)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금까지 경찰에 적발된 위장결혼 사범은 총 152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101명이 구속됐으며, 28명은 불구속 입건, 나머지 23명은 수배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이처럼 위장결혼이 줄지 않고 있는 이유는 여전히 중국내에 "한국에 가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코리언 드림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또 과거에 한국행을 위한 방법으로 선택했던 밀입국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입국이 용이한 국제결혼을 선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여성들이 위장결혼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브로커에게 지불하는 비용은 1인당 800~1천100만원 수준. 거액이지만 한국에 가기만 하면 금새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들의 말에 속아 모든 재산을 털어 한국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는 조선족 여성이 주류를 이뤘으나 현재는 한족여성들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한족여성들의 경우 국제결혼을 위한 중국내 절차가 조선족보다 유리해 중국브로커들의 집중표적이 되고 있다.
반면 국내브로커들의 표적이 되는 것은 생활빈곤자나 신용불량자 등이다. 마땅한 돈벌이가 없는 이들은 중국여행을 다녀오는 대가로 300~500만원을 지급한다는 브로커의 꾀임에 쉽게 이용당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위장결혼으로 경찰에 적발된 내국인 가운데 대다수는신용불량자와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극빈층이었다.
전남경찰청 진희섭 외사계장은 "지속적인 단속을 펼쳐도 위장결혼조직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중국 현지에서 한국행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고, 국내에서 생활이 어려워진 신용불량자 등이 브로커의 꾀임에 넘어가면서 수요와 공급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면서"경찰은 위장결혼을 뿌리뽑기 위해 지속적인 단속을 펼치겠으며, 인터폴을 통해 중국내 현지 브로커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