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결혼 성공 사례 |
| 2004년 12월 01일(수) 00:00 |
"농촌생활 잘 적응 2세출산 큰 기쁨"
"우리 며느리 최고"시어머니들도 대만족
결혼정보업체서 사후관리도 완벽 '본보기'
"며느리가 얼마나 예쁘고 얌전한지 너무 좋습니다."
지난 26일 영광군 모 음식점. 우즈베키스탄에서 남편을 따라 영광으로 시집 온 세쌍의 국제결혼 부부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첫 아들을 낳고 산후조리때문에 함께 오지 못한 이 율리아(25)씨 대신 참석한 시어머니가 며느리 자랑으로 한창이다.
"주변에서 손주 턱을 내라고들 해 조만간 맘먹고 동네잔치를 벌일 예정이다"며 "농사짓는 남편따라 농촌에 살게된 며느리가 별탈없이 잘 적응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조만간 출산을 앞둔 김 탄야(26)씨도 "애를 가져서 인지 고향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며 "남편이 잘 대해줘서 큰 어려움없이 잘지내고 있다"고 흐뭇해 했다.
이들 우즈베키스탄 여성들은 지난 2002년 결혼 알선업체를 통해 영광으로 시집와 살고 있는 2~3년차 주부들이다. 가장 먼저 결혼에 성공한 이창훈(영광읍·38)씨가 주변 사람들을 하나 둘씩 소개해 지금은 영광에서만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여성과 결혼한 부부가 3쌍에 달한다.
우즈베키탄의 고려인들을 전문적으로 알선해 온 국제결혼정보업체 웨딩우즈는 결혼을 성사시키는 데서 그치지않고 지속적인 사후 관리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 결혼 알선업체들이 결혼 성사에만 매달려 사후 관리에 소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상담소와 인터넷 사이트가 늘면서 이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 발표에 따르면 국제결혼과 관련된 소비자불만 상담건수가 지난 2002년 14건에 그쳤으나 지난해 37건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도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는 실제로 결혼을 하고서도 별다른 이유없이 여성이 본국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문화와 음식속에서 결혼한 국내 부부들 마저 이혼율이 30~40%에 이르는 실정에서 도시가 아닌 농촌에 시집와 살고 있는 외국인 주부가 정착하며 산다는 것이 쉽지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결혼 알선업체들이 단순히 결혼 성사에만 집착하기 보다 결혼후에도 외국인 주부들이 농촌에 적응·정착할 수있도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아내 신유다씨의 할아버지 고향이 황해도 평산이라는 말을 듣고 "내년에는 꼭 금강산에 함께 가 부모님의 고향을 멀리서나마 볼 수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창훈씨는 "주변에서 색안경을 끼고 보기보다 한 민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여성의 전화 등 일부 사회단체서 외국인 주부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외에는 행정기관이 실시하는 지원·정착프로그램은 거의 없는 상태다"며 "사회복지 혜택 등 실질적 지원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즈벡에서 건너온 외국인주부는 물론 남편들과 정례적으로 만나 서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이해하도록 할 예정이라는 이들 국제결혼 부부들은 "사회적 소수자인 자신들에게 정부나 행정기관에서 적극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