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 삶의 질 향상 종합대책 절실 |
| 2004년 12월 21일(화) 00:00 |
외국인 주부 정착 지원 체계적 프로그램도 필요
농업·농촌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20여년간 급속한 이농으로 농가인구는 급감하고 젊은층은 갈수록 줄어 60세이상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농촌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제 새삼스러운 것이 못된다.
특히 농촌의 가족, 교육, 문화, 복지 등 생활여건이 도시와 크게 벌어지면서 도시 여성뿐 아니라 농촌여성마저 농촌을 기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같은 농촌 생활여건이 열악해진 탓에 농촌 총각들의 결혼성사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농촌 정착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가족 해체 위험도 커지고 있다.
최근 농림부가 '농어촌 복지·교육·지역개발실태'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농민들은 소득 수준, 복지·교육서비스, 문화·여가 시설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농어촌의 만족도가 도시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은 문화·여가시설(19.6%), 교육(11.9%), 복지(14.8%), 소득(15.6%)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았고 도·농간에 만족도 격차가 큰 것은 교육서비스(17.6%p)와 문화·여가 시설 만족도(12.3%p) 등이었다.
이처럼 농촌 기피현상과 노령화, 농촌정착 불투명 등으로 농촌에 거주하는 30대이상 노총각수도 해마다 늘어 노인문제와 함께 농촌의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됐다.
실제 전남도내 농촌 총각들이 국제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는 숫자가 늘면서 12월말 현재 도내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이 1천9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별로는 나주시가 198명으로 가장 많고 화순 195명, 순천 119명, 해남 114명, 영암 113명순이다.
이번 기획시리즈를 통해 장가를 못간 노총각 실태와 농촌에 들어와 생활하는 외국인 주부들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으로 체계적 지원·정착 프로그램이 크게 미흡함을 지적해왔다.
그동안 도내 일선 시·군과 전문가들을 만나 농촌 총각문제는 단순히 장가보내기운동 차원에서는 해결될 수없고 거시적이고 장기적 차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심각한 실황에 처한 농촌 총각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농촌이 안고 있는 교육, 문화, 복지 등 종합적이고 거시적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또 농촌생활·농업의 여건 향상이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렇지않으면 농촌으로 시집 온 여성들 조차 결혼이후 다시 농촌을 떠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 또다른 사회적 문제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전문가들은 "농촌이 살만한 곳 젊은이들이 마음놓고 정착이 가능한 곳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농촌 주민의 생산적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각종 사업과 시책의 효율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지자체가 농촌으로 시집와 사는 외국인 여성들을 위해 한국 언어·문화교실 운영 등 형식적이거나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실질적 지원이 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영광지역에서 만난 한 국제결혼 부부는 "여성의 전화 등 일부 사회단체서 외국인 주부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외에는 행정기관이 실시하는 지원·정착프로그램은 거의 없는 상태다"면서 "사회복지 혜택 등 실질적 지원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서도 늘어나는 농촌 총각들뿐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인 외국인 주부들에 대한 체계적 지원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정훈 나주시장이 "농촌 총각 문제를 사회복지차원에서 접근, 광역단체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정책이 시급하다"며 "농촌후계 인력 양성과 미래의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위해 농촌 총각과 외국인 부부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한 데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