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토피아를 꿈꾼다 김소연기자 sykim@kjdaily.com

2005년 04월 27일(수) 00:00

광주롯데화랑·옥과미술관 대규모 환경미술제 개최
지역작가 참여, 평면 설치 영상 등으로 생태환경 고찰
　
"토양에 침투한 살충제에 지렁이들이 죽고 그것을 먹은 새들과 오소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그것이 강물로 흘러 플랑크톤을 죽이고,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포식자인 연어마저 떼죽음을 당한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미국의 환경학자 레이첼 카슨은 저서 '침묵의 봄'에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이렇게 경고했다. 40년전 DDT 살충제의 폐해를 고발한 이 책이 우려한 일들이 지금,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환경오염에 따른 이상기후는 동식물의 생태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환경문제, 더이상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환경의 중요성은 종종 무시되기 일쑤다.
광주 롯데화랑과 곡성 옥과미술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제1회 환경미술제-에코토피아를 향하여' 전시에 가면 현재 우리가 당면한 환경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다.
두 개의 미술관 실내외 3곳에서 7월까지(롯데화랑 5월4일, 옥과미술관 5월26일, 옥과미술관 옥외 7월21일까지) 대규모로 펼쳐지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는 무려 90여명의 작가와 70여명의 시민, 어린이가 참여해 우리주변의 생태환경을 예술적 감성과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전시회는 옥과미술관 김정삼 학예실장, 롯데화랑 박성현 큐레이터, (재)광주비엔날레 전시부 이세길씨가 기획을 맡아 ▲구름 걷히면 해는 거기 있는데 ▲초록미풍(草綠微風) ▲남으로 창을 내겠소 등 소주제로 꾸몄다.
일종의 에코아트(Eco-art)로 기획된 이 전시는 환경과 예술성의 접점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술인들이 모여 환경에 대한 다양한 문제의식을 갖고 친환경적인 조형언어로 미술운동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할 만 하다.
전시형태도 평면 작품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파괴의 현장을 답사해 르뽀로 고발하는 가 하면 캠페인성 작품으로 인식을 새롭게 할 것을 촉구하고, 시민 유치원생과 함께 공동 수업하며 만들어낸 작품이 등장하기도 한다. 회화, 사진, 영상, 설치, 입체적인 조형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생성과 소멸의 자연법칙을 보여준다.
전시 관계자는 "예술가와 시민들이 어우러져 환경문제를 논의하고 예술 작품을 만들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일반 관객에게도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친환경적인 가치관을 갖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