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보다 인성교육, 자연이 훌륭한 교사" /김소연기자 sykim@kjdaily.com

2007년 09월 01일(토) 00:00

김소직 교감

　반딧불 축제 열어온 '곤충박사' 김소직 교감
　자연체험학습 통한 인성교육에 열정 바쳐
　퇴임후 비단벌레 연구 매진 계획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늘 행복했습니다."
　지난 30일 정년퇴임식을 갖고 반평생을 바친 정든 교단을 떠난 김소직(62) 전 주월중학교 교감. 38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아이들과 부대껴온 김 교감은 퇴임이 실감나지 않은 듯 했다.
　학교에서 곤충을 길러 축제를 열고 자연의 품으로 이끌었던 김 교감은 아이들에겐 특별한 선생님이었다. "학교에서 지식만을 가르쳐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자연체험학습을 통한 인성교육에 정열을 쏟아왔기 때문.
　사실 김 교감은 특수학교인 선명학교와 주월중학교에서 8년동안 반딧불 축제를 한해도 거르지 않고 개최해 '곤충박사'로 유명하다.특히 선명학교 재임시절 교정 한켠에 만든 자연학습장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다. 학습장에서 장애아들과 함께 기른 야생화와 장수풍뎅이 나비 양서류를 일반학교에 분양해주고, 견학의 장소로 공개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자연스레 해소시킨 것.
　김 교감은 "학습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이해하게 되고 장애 학생들이 일반인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 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주월중으로 근무지를 옮겼어도 그의 자연 교육은 계속됐다. 학교 뒷산인 제석산 가꾸기에 전교생을 참여시켜 푸른 감성을 일깨웠다. 숲에서 나무의 숨소리를 듣고 들꽃 향기를 맡는 오감 교육이 아이들의 메마른 정서를 서서히 변화시켰다. 환경교육에 대한 이런 공로로 환경부장관상과 EBS한국자연환경대상을 수상하고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식 이전에 인성교육이 밑받침이 돼야 하는데 요샌 거꾸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김 교감은 후배 교사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것만이 교사의 역할이라 생각하지 말고 학생들에게 자연을 자주 접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5년전부터 틈틈이 멸종위기종인 비단벌레를 연구해온 김 교감은 퇴임후가 더 바쁘다. 곡성군 섬진강 자연학습원에서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이곳 비단벌레연구소에서 못다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김 교감은 "비단벌레 종 복원를 비롯해 사라져가는 무당벌레 물장군 등을 이제 원없이 연구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