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물길따라 잠시 추억에 젖다 /최권범기자 coolguy@kjdaily.com·나주^김인기기자

2008년 08월 29일(금) 00:00

　2008 광주·전남 방문의 해
　<문화관광해설가와 함께 하는 新남도기행><20>나주
　　
　전통한선 재현 '영산강 황포돛배' 인기
　다야뜰서 영산나루터 6㎞ 왕복코스 운항
　해상교역 중심지 옛 나주 생활양식 체험
　　
　"황포돛배에 몸을 싣고 남도 물길 따라 옛 정취 만끽하세요."
　나주 영산강의 황포돛배가 인기다.
　1970년대 목포와 나주 영산포 사이 50여㎞의 물길을 쉴 새 없이 오갔던 바로 그 황포돛배다.
　황포돛배는 영산강 하구언이 만들어진 이후에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황포돛배가 30여년 만에 다시 부활했다.
　전남도가 '2008 광주·전남방문의 해'를 맞아 영산강에 서린 남도민의 애환과 정취를 되살리고 남도 고유의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황포돛배 운항을 추진한 것.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황포돛배는 옛 영산강을 오가던 전통 한선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운항을 시작한 지는 이제 3개월여 밖에 안되지만 옛 뱃길 체험에 대한 호응은 대단하다.
　날씨가 화창한 주말이면 평균 200여명, 평일에는 50~60명의 관광객이 황포돛배를 체험하기 위해 영산강을 찾는다.
　황포돛배는 다야뜰에서 출발해 영산나루를 돌아오는 코스로 운항되며, 약 6㎞(왕복)의 물길에 35분 정도 소요된다.
　길이 12.5m, 폭 2.5m인 선체에 7m 높이의 돛대가 서 있는 황포돛배는 현재 두 대가 교대로 운행되고 있으며, 배 한척에는 기관사를 포함해 12명가량이 승선할 수 있다.
옛 돛배는 바람과 유속으로 강길을 다녔지만 하구언이 막혀 있는 현재의 영산강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어서 황포돛배는 동력장치를 이용하고 있다.
　동력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돛배의 맛은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소리도 크지 않아 옛 돛배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
　또 적당한 속도와 방향을 유지하고 있어 반대편에서 거슬러 올라오는 다른 돛배의 멋드러진 모습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도 있다.
　황톳물을 들인 돛대의 누런 천이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는 모습도 감상적이다. 여기에 간간이 강물에서 뛰어오르는 물고기들의 힘찬 모습을 보는 것은 보너스다.
　황포돛배를 타고 물결 따라 흘러가다 보면 중간 중간에 과거 나루터로 보이는 움푹 들어간 곳이 눈에 띈다. 예전에는 물살 때가 안 맞거나 바람이 적당히 불어주지 않으면 잠시 돛배를 이 나루에 대고 주막에서 쉬어갔다.
　지금의 황포돛배는 옛 뱃길을 체험하는 관광상품일 뿐이지만 과거 돛배는 나주의 생활양식을 크게 좌우했던 해상교역의 핵심 수단이었다.
당시 목포에서 홍어와 젓갈을 비롯한 생활물자를 실어 나르는 돛배가 나주 영산포에 도착하면 포구는 떠들썩했다. 이렇게 몇날며칠 배에 실려져 있던 홍어는 자연스레 삭혀지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나주 영산동 선창 앞에는 '홍어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게다가 나주에는 영산강가 뻘의 민물장어로 요리하는 구진포 '장어의 거리'가 알려져 있고 돛배를 중심으로 한 물류와 운송의 중심지답게 서민이 즐겨먹던 곰탕 같은 음식도 발달했다.
　황포돛배 출발지인 다야뜰 주변에는 드라마 '주몽'의 촬영지로 유명한 삼한지 테마파크가 조성돼 있어 또다른 볼거리를 안겨준다. 고구려 시기의 역사와 문화,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이곳은 나주의 관광 명물로 각광받고 있다.
　
　
　☞가볼만한 곳
　
　#반남·복암리고분군 ^ 이들 고분군은 마한시대 지배층의 무덤이라고 추정될 뿐 주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한국 고대사의 미스터리다.
　규모나 밀집도에서 영산강 유역 최대 유적이며 특히 금동관, 금동신발 등 빼어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불회사 ^ 덕룡산 중턱에 위치한 불회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절 중의 하나로 백제 침류왕때 인도승 마라난타가 세웠다고 전해진다.
　대웅전은 아름다운 조선후기 건물로 종이로 만든 부처님이 모셔져 있으며, 절 입구에 있는 석장승은 익살스럽고 친근감이 넘친다.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에게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남고문 ^ 나주읍성 남고문은 나주읍성의 남문으로 1400년대에 축성됐던 것을 1993년에 복원한 것이다. 나주읍성은 전라도 최대 읍성으로 남문, 동문이 복원됐고 서문, 북문이 곧 복원될 예정이다.
　#나주호 ^ 나주호는 저수량 9천120만톤의 농업용수 공급원이며 붕어, 잉어, 향어 등이 서식하고 있어 내수면 낚시터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나주호 붕어와 잉어는 주변에 우거진 비자나무 숲 덕택에 기생충이 없다는 속설이 있어 나주를 찾는 낚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주호 인근에는 불회사, 운흥사, 운주사가 인접해 있고 삼림욕장이 조성돼 있는 등 주변의 경관이 빼어나 휴양지로도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나주학생운동기념관 ^ 죽림동 옛 나주역사에 자리한 기념관은 학생독립운동 과정과 한말 이후 나주지역의 식민지적 상황, 11·27 나주농업보습학생과 나주보통학생의 만세사건, 나주출신 학생운동 지도자 등을 주제로 한 전시관으로 꾸며졌다.
　같은 부지내에 건립된 나주시 청소년수련관 '일송정'은 동아리방, 특수활동실, 다목적실, 회의실, 자치활동장 등의 공간을 배치해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의 다양한 수련활동을 돕고 있다.

　
　☞찾아가는 길
　◇나주방면→함평군학교사거리(동강방면) 고가아래 직진→삼한지테마파크 후문→영산강 황포돛배(공산면 신곡리)
　◇송정리→동곡→노안입구→삼한지테마파크 후문→영산강 황포돛배
　
　☞운항안내
　◇운항구간 : 황포돛배나루터(다야뜰)~영산나루터(석관정)
　◇운항거리 : 3㎞ / 왕복운항 / 35분
　◇승선정원 : 12명(조종사 포함)
　◇운항시간(월요일 제외)
　황포 1호 : 10:00, 11:00, 13:30, 14:30, 15:30, 16:30
　황포 2호 : 10:30, 11:30, 14:00, 15:00, 16:00,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