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의 힘]역사유적ㆍ남종화ㆍ씻김굿…남도문화 보물로 '쑥쑥' /진도^박세권기자

2009년 07월 06일(월) 00:00

지난 4월 열린 제32회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에는 3일간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69만여명이 찾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다양한 남도전통문화는 지리적 여건상 산업화에 뒤쳐진 진도군이 활로를 찾는 새로운 동력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광주매일신문 DB

　광주·전남의 힘 <22>진도군 문화·관광·예술
　
　신비의 바닷길 축제 경제적 효과 655억여원
　진도개 홍주 개매기체험도 관광객 몰이 일조
　호텔 콘도 등 숙박시설 태부족 체류형 관광 걸림돌
　
　도서지역인 진도는 지리적 여건상 과거부터 농·수산업 외에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힘든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낙후된 전남 내에서도 진도는 산업화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1차산업을 제외하고 진도의 핵심산업은 관광산업으로 볼 수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각종 역사 유적, 그리고 진도 씻김굿으로 대표되는 국악에 이르기까지, 진도는 남도전통문화의 보고다. 진도 관광문화예술산업을 견인하는 것은 봄과 가을에 한차례씩 개최되는 지역축제다. 바로 4월의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10월에 열리는 명량대첩축제다. 또 국악 공연과 미술품 경매 등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관광객 몰이에 일조하고 있다.
　◇32년 전통의 신비의 바닷길 축제
　신비의 바닷길 축제는 올해로 벌써 32회 째를 맞는 유서깊은 행사다. 고군면 회동리-의신면 해변 및 바닷길 일원에서 개최되는 이 축제는 대한민국 우수축제로 국내외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매년 진도를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 '꿈을 이루는 신비의 바다로'를 주제로 지난 4월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열린 32회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에는 69만명(내국인 63만8천여명, 외국인 5만2천여명)이 참여, 대성황을 이뤘다. 2008년(100만명)에 비해 30만명 가량이 줄었지만 축제기간이 짧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입장권(자유이용권) 판매수입은 4억6천여만원. 이로 인한 직·간접 경제 효과는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단일 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목포대 문화관광산업연구소의 조사 결과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655억원(생산 455억원, 부가가치 200억원)의 경제효과와 1천369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도개, 진도홍주, 진도물김, 개매기, 선상 농악놀이, 승마, 예향진도 체험 등 각종 체험 행사를 통해 외지 관광객들에게 새롭게 변화된 축제의 모습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최초로 상설 운영 중인 토요예술경매는 2006년 8월 이후 매주 운림산방에서 진행되고 있다. 독창적인 아이템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문화예술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도군 제공

　◇전국 최대·최고의 충무공 축제
　10월에는 명량대첩축제가 진도 녹진관광지와 해남 우수영관광지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 행사는 10월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의 일정으로 기획돼 있다.
　이 축제는 다른 축제와 차별화된 테마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광상품화하는 한편, 세계 4대 해전 발상지로서 국제적인 관광명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충무공 축제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복안이 담겨 있다.
　전남도가 참여하기 시작한 명량대첩축제에는 31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명량대첩 재현과 세계굿 페스티벌, 주민들이 만든 마당놀이 등이 선보였다.
　가장 큰 특징은 명량해전의 생생한 재현이다. 지난해 울돌목의 거센 물살 때문에 물 흐름이 거의 정지된 1시간의 물때를 이용, 바다위에서 펼쳐진 명량해전 재현은 난중일기에 기록된 역사적 순서에 따라 생생하게 되살아나 관광객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주민주도형 참여 축제모델 제시도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다. 진도·해남지역의 21개 읍·면 주민들이 직접 배우로 출연해 자기 마을의 설화와 야사를 '마당놀이'로 실감나게 재현, 관광객과 함께하는 주민주도형·참여형 축제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에도 독창적인 테마로 다른 충무공 축제와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친화성 서비스매뉴얼과 테마파크화, 신명성 프로그램을 마련해 다시 찾고 싶은 축제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
　◇주말엔 국악과 미술의 천국
　주말이면 진도는 국악과 미술 천국으로 변한다. 국립남도국악원의 금요상설 공연과 남도예술은행 토요경매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2004년 문을 연 국립남도국악원은 매주 금요일마다 알찬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전통예술의 향기'를 주제로 국내 최고 수준의 국악 공연을 준비했다.
　또한 국악 전문연수와 체험, 연구 등 국악 보급활동, 그리고 국악을 통한 건전한 여가문화를 선도해 한국적인 국민정서 함양하는 한편, 문화 소외지역 주민에게 국악문화를 체계적으로 보급해 문화예술 관광자원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6년 8월 전국 최초로 상설 운영되고 있는 남도예술은행 토요 그림경매는 독창적인 아이템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의 공약사업 중 하나로 남종화의 산실인 운림산방이 소재한 진도에서 새로운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경매가 운림산방에서 진행되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남도예술은행은 지역작가의 작품 1천522점을 구입했으며 940점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역 미술인들의 안정적 생활기반 마련과 침체돼 있는 미술시장 활성화, 특색있는 문화 체험 제공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체류형 관광 유도 여부가 관건
　이처럼 진도 문화예술, 관광 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상존해 있다. 바로 숙박시설 부족이다. 현재 진도에는 변변한 호텔이나 콘도미니엄 등 대형 숙박시설이 없는 상태다. 아무리 많은 관광객이 진도를 찾더라도 숙박시설이 부족해 스쳐 지나가는 관광에 머물고 있다.
　체류형 관광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광객들이 목포나 해남, 완도 등 인근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도군은 유스호스텔 건립을 추진 중이다. 또 전통문화의 특색을 살린 민박 활성화도 대안으로 구상 중이다.
　이재식 진도군 문화관광과장은 "진도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특색있는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있다"며 "이를 지역발전을 이끌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아이템 개발과 숙박시설 확충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전통문화예술의 고장 이미지 구축"　
　남상창 진도부군수
　
　"진도는 산업적 기반이 취약한 반면,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자연환경 및 전통문화 등 비교우위 자원이 풍부한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계획입니다."
　남상창 진도군 부군수는 "진도 문화예술관광 분야가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굴뚝없는 산업인 문화예술관광 분야를 육성, 신산업화로 연결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남 부군수는 "진도는 전통문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사 유적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리한 특색을 잘 살리면 진도의 경제 규모와 군민 삶의 질은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명량대첩축제의 경우 매년 문제점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관광객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며 "남도석성이나 용장산성 등 지역내 역사유적 복원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 부군수는 "50억원을 들여 60실 규모의 유스호스텔을 조성하는 등 숙박시설도 확충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도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전통문화예술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