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안전벨트 미착용 사망사고 직결 정성문기자 moon@kjdaily.com

2009년 08월 27일(목) 00:00

<17>안전벨트 착용
앞좌석 착용률 80%…뒷좌석 5% 수준
안전장구 없어 사고시 중상 비율 1굨5배
　
　지난 2월 28일 오전 11시 15분께 해남군 구시터널에서 관광버스가 터널을 들이받아 승객 오모(59·여)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김모(58)씨 등 17명이 다쳤다.
　사고는 버스 운전사 이모(58)씨가 갑자기 운전대를 틀면서 터널 벽과 충돌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사고에서 생사는 안전벨트에 의해 가려졌다. 대부분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매 부상에 그쳤지만 벨트를 매지 않았던 오씨는 유리창이 깨지면서 버스 밖으로 튕겨나가 사망했다.
　이 처럼 안전벨트는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교통사고시 사망률을 낮추는 중요한 보호장치다. 이에 따라 안전벨트 착용률은 80%에 가까울 정도로 정착이 됐다. 교통안전공단이 조사한 2008년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광주지역 운전자들의 안전띠 착용률은 78.84%다.
　그러나 뒷자리로 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한 연구기관의 조사결과 5%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에서의 착용률은 좀 더 올라가지만 이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지난 2007년 6월 경부고속도로에서 안전벨트 착용률 실태조사를 한 결과 앞 좌석은 94.9%를 나타냈지만 뒷좌석은 8.8%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크게 올라간다고 우려한다. 에어백 등 안전장비가 잘 갖춰진 앞좌석과는 달리 뒷좌석에는 안전벨트 외에는 특별한 안전장비도 없고 사고시 앞좌석까지 덮쳐 앞사람의 경추가 부러져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 오타니시노우치 병원 연구팀이 1995년-2007년 교통사고를 당한 응급환자 4천여명을 분석한 결과 뒷좌석에 타고 있던 사람이 머리에 중상을 입는 경우가 앞좌석에 탄 사람의 1.5배에 달한 것은 이 같은 점을 증명한다.
　이와함께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가 사고를 당할 경우 본인 과실 책임이 주어진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자동차 뒷좌석 탑승자에게 안전벨트 착용의무가 없는 일반 국도에서 사고를 당한 김모(47)씨가 삼성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안전띠가 설치돼 있음에도 착용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게 됐고, 안전띠를 착용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면서 김씨의 과실비율 10%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