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문화]신호등, 국제표준 3색으로 바꿔야 [교통문화]<20> 제도·시설물 개선 /정성문 기자 moon@kjdaily.com |
| 2009년 10월 07일(수) 00:34 |
매일 아침과 저녁 주요 교차로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상이 돼버린지 오래다.
광주경찰청이 지난 8월15일부터 9월7일까지 출·퇴근 시간대 상습위반지역 5개소에서 끼어들기·교차로 꼬리물기 등 교통질서 문란행위에 대해 단속을 벌인 결과 무려 1천110건을 적발했다.
단속을 사전에 예고했지만 운전자들의 준법운행 의식은 낙제점 그 자체였다.
그러나 낙제수준의 교통문화를 운전자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도록 만드는 제도와 시설물도 후진국 수준의 교통문화가 자리잡은 배경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도로교통공단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운전자 한 사람당 평균 20.3회 법규를 위반했으며, 그 이유로는 35.3%가 ‘비현실적 교통법규’를 꼽았다.
이에 따라 선진국형 교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준법의식과 함께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
우선 교차로 신호 주기를 단축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직진우선 신호원칙과 다르게 좌회전을 먼저 주는 복잡한 신호순서로 신호에 대한 집중력이 분산되고 있다.
또 국제 표준인 3색인 아닌 4색을 사용하고 있어 평균 신호주기가 180초 이상인 교차로가 대다수다. 반면 3색 신호등을 사용하는 선진국은 60-120초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직진 후에 좌회전을 주는 신호순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좌회전을 먼저 주거나 직진과 좌회전을 동시에 주는 방식으로 신호가 운영되는 교차로 비율이 대부분이다.
좌회전 신호를 먼저 주게 되면 좌회전에 비해 교통량이 많은 직진차량의 소통에 지장을 초래해 지·정체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며, 교통량의 차이에도 직진과 좌회전에 동일한 시간을 주는 ‘동시신호’는 신호주기가 길어지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점멸신호의 확대도 요구되고 있다. 심야 또는 인적이 드문 주택가의 차가 없는 교차로의 경우 점멸신호로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여야 한다.
또 도시 간선도로의 경우 교차로 간 신호가 연계되는 신호연동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교통신호 중앙제어가 가능한 교통관제센터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통사고 발생 1위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광주의 경우 교통상황을 확인하는 정보센터만 구축돼 있어 정체구간이 발생하면 해당 경찰서에 통보해 현장에서 신호를 조작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서울과 부산, 대구, 과천, 원주, 정읍 등 21개 지자체는 교통관제센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앙에서 신호를 제어하고 있다.
/정성문 기자 moo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