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층 쌓이고 수질은 최악…졸속공사까지 해남 인공해수욕장 ‘애물단지’ 동양 최대 규모 불구 당분간 개장 불가능 한국관광공사 1억7천만원 들여 정밀조사 /해남=박정길 기자

2010년 03월 22일(월) 00:00

‘동양 최대’인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옛 화원관광단지) 내 인공해수욕장 정식 개장이 올해는 물론 상당기간 어렵게 됐다.
한국관광공사가 뻘층이 쌓이고 수질이 최악의 상태에 이르자 대책 마련을 위한 정밀 조사 용역을 발주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물 빠짐이 좋은, 입자가 큰 모래 대신 뻘이 많이 섞인 저질 모래를 해수욕장 바닥에 포설하고 조류 흐름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수중보를 설치하는 등 졸속 공사도 한몫을 했다.
용역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재개장을 위해서는 수십억원을 들인 대대적인 개조 공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관광공사 서남지사는 수중보를 쌓아서 조석 간만의 차를 극복한 국내 최초의 인공해수욕장인 ‘블랑코(’하얗다‘는 뜻의 스페인어) 비치 해수욕장’의 수질 오염 등을 정밀히 조사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목포대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의뢰했다고 21일 밝혔다. 용역비는 1억7천만원으로, 사계절 모니터링을 위해 여름까지 계속된다.
83억원을 들여 1.2㎞의 수중보를 쌓고 모래를 포설한 이 해수욕장은 2008년 여름 시범개장해 수십만 명의 피서객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뻘층이 드러나고 수질은 녹조현상까지 발생해 지난해 정식 개장하지 못하고 폐쇄했다.
서남지사 관계자는 “용역팀이 수중보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바닷물이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올 때는 빠르고 나갈 때는 느려 뻘이 계속 쌓여간다. 수중보에 설치된 두 개의 수문이 너무 작다는 지적을 했다”며 “용역 결과를 토대로 수중보를 어느 정도 허물 것인가 등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도 해수욕장을 정식 개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관광공사는 관광단지 착공 14년 만에 첫 성과물로 해수욕장을 개장했지만, 졸속 공사로 오히려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고 언제 개장할지 모를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해수욕장 모래사장은 모래가 유실되면서 굵은 돌이 노출돼 있고 뻘층이 나타나 있는 등 흉물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해남=박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