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에 붉은 피’…원인 찾는게 가장 중요 ■비뇨기계 질환 혈뇨 양상·가족병력·복용약물 살펴야 과일·채소 섭취 늘리고 금연 최우선…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1년 01월 06일(목) 00:00

전남대병원 비뇨기과 강택원 교수가 비뇨기계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소변에 피가 섞여있다는 사실은 눈에 보이는 육안적 혈뇨이든, 보이지 않는 현미경적 혈뇨이든 사람을 무척 불안하게 만든다. 특히 소변을 보고 변기에 콜라색이나 선홍색으로 피가 섞인 듯하면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도 음식이나 약의 색소, 소변의 침전 또는 농축, 일시적인 몸 상태에 따라 소변의 색이 변화한 경우가 있고, 또 혈뇨가 있다고 해서 항상 심각한 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구체신염, 유전성 신염과 같은 질환부터 콩팥, 요관, 방광, 전립선암과 같은 무서운 병이나 염증, 결석, 선천성 기형, 또는 알레르기, 손상, 운동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혈뇨는 소변이 만들어져서 흘러나오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원인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증상으로, 그 원인을 명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혈뇨의 양상, 본인과 가족의 병력, 현재 복용하는 약물에 대한 정보와 동반한 증상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전남대병원 비뇨기과 강택원 교수로부터 소변에 혈뇨가 나오는 원인과 비뇨기계 각종 암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혈뇨의 색 살펴야
먼저 연령별로 살펴보면 어린이에게는 요로의 선천성 기형, 염증에 의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는 사구체신염이나 요로감염, 요로결석, 외상, 운동 등에 의한 경우가 흔하며, 중년 이후부터는 앞선 질환에 더해 방광암, 신장암 등 비뇨기계 암을 고려해야 하고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동반되는 증상으로 보면 우선 혈뇨의 특징이 선명한 붉은 색부터 갈색 또는 콜라색인지, 또 선지와 같은 고형물질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고혈압, 고열과 오한 등 감기증상 후 발생한 일시적 또는 반복되는 혈뇨, 옆구리나 배의 참을 수 없는 통증, 소변이 가늘거나 자꾸 마렵고 남은 느낌이 있는 등의 배뇨증상과 같은 증상을 의사에게 알려주면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된다.

◇전문가 정확한 진단 필요
눈에 보이는 혈뇨나 건강검진 등 우연히 발견된 현미경적 혈뇨가 있을 때 주로 행하는 검사들로는 소변을 이용한 단순 소변검사와 필요에 따라 세균배양검사, 세포검사를 할 수 있고, 일반혈액검사와 콩팥기능검사를 포함한 생화학검사, 혈액응고검사 등의 혈액검사, 신장 조직검사, 콩팥, 방광, 전립선 등 비뇨기계에 대한 초음파, 소변이 흘러가는 길을 X-ray상에 표시해주는 배설성요로조영술 (intravenous pyelography; IVP), 배와 골반의 전산화단층촬영 (computerized tomography; CT)등의 영상의학적 검사와 방광내시경, 역행성신우요관조영술 (retrograde pyelography; RGP) 등이 있다.
이러한 검사들을 순차적 또는 조합해 혈뇨의 원인을 찾게 되며, 현재 검사 기계와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무척 자세하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됐다. 혈뇨는 비교적 쉽게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증상이며 비뇨기계 암의 중요한 첫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혈뇨땐 비뇨기 관련 암 의심
2009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암은 발생률도 증가하고, 발생 장기도 구미의 선진국 형으로 변화해서 비뇨기계의 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현재 남성에서 발생률 5위인 전립선암은 모든 암 중에서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으며 혈뇨가 주증상인 방광암도 환경, 식이습관의 변화, 진단기법의 발달 등의 영향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행히 건강검진률의 증가와 치료 방법의 발달로 전체 암환자의 생존율이 57.1 %로 향상됐으며,비뇨기계 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로써 치료하면 매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수술로 완치가 어려운 경우 또는 재발하는 어려운 상황에 빠진 환자가 많이 있다. 이런 경우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면역치료, 호르몬치료 등 다양한 항암치료가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각기 독자적인 치료분야를 통합해 환자 개인에게 맞는 맞춤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또 혈뇨가 있을 때 가장 먼저 의심할 수 있는 암은 방광암이다. 특히 별다른 증상이 없이 혈뇨가 나오는 경우에 더욱 주의해야 하며, 반복되고 통상의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방광염 증상이 있을 때도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방광암은 비뇨기계 암 중 1-2위를 차지하며,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나 예후가 매우 다른 암이다. 방광의 표면에만 한정된 경우에는 주로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추가 면역 치료 등의 방법이 있으나 근육층 이상을 침범한 경우에는 방광을 전부 제거하는 근치적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아울러 신장에서 발생하는 암은 일반적으로 신세포암이 대부분이며 소변이 모여 요관으로 빠져나가는 신우에서 발생하는 신우암이 있다. 신세포암의 경우 육안적 혈뇨는 많지 않은 증상이나 신우암에서는 흔하다. 신장암은 신장에 국한된 경우 대부분 수술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수술적인 치료 외에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어 수술로 해결되지 못한 경우 난감한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분자생물학적 연구의 발달로 신약들이 개발돼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고 있다.
이밖에 비교적 혈뇨와 직접 관계가 크지는 않으나 전립선암은 미국 등 서구에서 발생률 1위로, 우리나라에서도 남성에서 발생 증가율이 1위인 급격히 증가하는 대표적인 선진국형 비뇨기계 암이다. 조기검진의 기회가 늘고 치료 방법도 발달해 생존율이 많이 향상됐으나,아직 국가적인 검진 시스템이 부족해 진행된 채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더욱 활발한 조기검진이 필요한 암이다. 이 암 역시 전립선에 국한된 채로 발견된 경우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이나 수술 후 재발한 경우나 발견 당시 이미 전립선을 넘어선 경우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의 방법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야채 등 비뇨기계 질환에 효과
비뇨기계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이 중요하고, 지나친 육류 대신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과일, 채소 섭취를 늘리며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해 주는 것도 좋다.
암 예방을 위한 10가지 항암식품으로 브로콜리, 토마토, 시금치, 오렌지, 마늘, 사과, 콩, 당근, 빨간 고추, 녹차를 들 수 있으며 비뇨기계 암의 예방에도 좋은 식품들이다. 환경오염과 화학물질에 의해 암의 발생이 촉진될 수 있는데, 특히 방광암과 신장암의 고위험군인 경우 화학 약품을 다루는 직업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강택원 교수는 “육안적인 혈뇨 뿐 아니라 현미경적인 혈뇨가 있거나, 혈뇨가 한두 번 보이다가 멈추는 경우 기분이 개운치 않으면서도 잊어버리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때에는 심각한 병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40세 이후에서 별다른 증상이 없이 혈뇨가 나올 때는 빨리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리=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도 움 말
강택원 교수
전남대병원 비뇨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