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활성화 대책 시급하다 오 성 수 특집기획부장

2011년 03월 29일(화) 00:00

개항 10주년이 된 인천국제공항은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다. 지난 2월말 기준 일평균 621대의 비행기가 운항하고 있다. 이용승객도 연간 출·도착 기준 3천347만여명으로 일평균 9만2천여명에 달한다. 국제공항협회가 이용객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발표하는 서비스 평가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해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1천700여 공항 중 가장 뛰어난 공항으로 꼽힌다. 무역액은 1천700억 달러로 우리나라 총 무역액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비중도 매우 크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적지만 국내 지방공항도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서 자치단체가 공항 챙기기에 혈안이다.
영남의 허브공항이 될 동남권신공항 입지 선정이 오는 30일로 예정된 가운데 영남권이 극명하게 양분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동남권신공항 후보지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량 하남읍 두곳을 대상으로 최종 선정작업에 나서자 양 지역을 중심으로 유치에 총력전으로 나서면서 지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계획 백지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이다.
물론 공항이 반드시 지역발전에 득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공항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지치단체는 공항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공항 신축 등에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가 개입할 경우 본래의 기능 상실은 물론 지역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무늬만 국제공항인 양양국제공항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무안국제공항도 사정은 비슷하다.
무안국제공항은 완공하고도 2년이나 늦춘 2007년 개항했다. 공항이 문을 열어도 막대한 적자가 불가피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기를 늦췄다. 현재 무안국제공항의 정기노선은 국내선 2회 등 총 주 8회에 머물고 있다. 이용객도 지난해 기준 연간 10만여명에 그치면서 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부 부정기노선이 그때그때 운항하고 있지만 무늬만 국제공항인 셈이다.
탑승객이 줄자 항공사가 취항을 꺼리고, 항공편이 없자 이용객들이 다른 공항을 찾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이 통합해도 경쟁력을 갖출수 있을지 의문인데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정부도 조정을 포기하고 시·도에 공을 넘겼다.
이런 와중에 인근 전북 군산공항에 국제선 취항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새만금사업 활성화를 위한 일환이다. 만약 군산공항에 국제선이 취항하면 무안국제공항은 그야말로 국제공항으로서의 입지가 현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군산 공항과는 반경 100km이내 인데다, 공항은 이용객이 많은 곳으로 쏠림 현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심각성 때문인지 모처럼만에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동 목소리를 냈다.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허용 움직임에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전면 재검토 해 줄 것”을 국토해양부 등에 공동 건의했다. 이번 정부 건의를 계기로 무안국제공항의 근본적인 해법에 대한 상생의 길을 찾는 지혜도 병행돼야 한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와 장기적으로는 광주공항의 전투비행장 이전 등이다. 광주공항은 2014년 KTX가 개통되면 이용객이 크게 줄 것이 분명하다. 현실적으로 국제선 취항도 쉽지 않다. 따라서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전투비행장 이전 문제도 병행되어야 한다. 광주공항이 군공항으로 전락할 경우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무안국제공항의 자체 활성화 노력도 시급하다. 먼저 국내선 유치보다는 국제화물이나 국제여객노선 창출이 관건이다. 아울러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도로망을 개선하고 셔틀버스 등도 늘려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갈수록 공항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격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