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고향] 영광 법성포 찬란한 불교문화 탯자리 자리매김 한국 문화의 고향 전라도 |
| 2011년 04월 18일(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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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법성포는 ‘법성(法聖)’이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불교의 이미지가 강하다. 말 그대로 ‘성인(聖人)이 불법(佛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영광은 불연(佛緣)이 깊은 고장이며 한국의 불교문화사적, 정신문화사적으로 유서 깊은 곳이다. 현재 백제불교의 원류는 서기 384년 인도 간다라 출신인 마라난타 존자가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 동진을 거쳐 법성포에 도착한 뒤 백제에 불교를 전파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같은 사실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해동고승전에 기록이 남아 있다. 해동고승전에는 ‘석 마라난타는 인도 출신의 승려다. 그는 신통한 힘을 지녀 온갖 일을 해내는데 그 능력을 헤아릴 수 없었다. 스님은 불교를 전파하는 데 뜻을 둬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면서 교화했다’는 기록이 있다. 마라난타 존자의 불교 전래로 백제에 불교가 전파됐고 이후 찬란했던 백제불교문화권의 서막이 열렸다는 것이다.
◇1998년 동국대 사찰조경연구소 고증
한반도의 불교는 삼국시대 고구려(소수림왕 2년 전진의 왕 부견)와 신라(눌지마립간 때 묵호자)의 경우 불교의 전래경로와 초전 법륜지가 분명하다.
반면, 백제불교의 전래는 그 경로와 최초 도래지가 불확실했다. 대신 인도의 고승 마라난타 존자가 백제 침류왕 원년(서기 384년) 영광 법성포를 통해 들어와 불법을 전하고 불갑사를 개창, 백제불교가 시작된 것으로 구전돼왔다.
이처럼 구전으로만 떠돌던 법성포의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설(說)은 1997-1998년 2년간 동국대 사찰조경연구소에 의해 고증이 이뤄졌다.
영광 불갑사의 불교 유물과 지명 등에서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도착한 흔적을 찾았으며 인근 뱃길로 볼 때 법성포가 최초 도래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마라난타가 배를 타고 법성포에 도착했다는 구전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당시 연구팀은 불갑사 대웅전 용마루 탑신의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확인된 남방불교권(스투파) 양식으로 현재 네팔과 스리랑카 등지의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법성포의 옛 지명이 아무포(阿無浦), 부용포(芙蓉浦) 등으로 불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불갑사 등 사찰명도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아무포는 아미타불의 의미를 함축한 명칭이며, 부용포는 연꽃을 상징한다.
이와 함께 ‘나주 불회사 상량문에 마라난타 존자가 절을 처음으로 개창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지리적으로 볼 때 마라난타가 법성포에 도착, 불갑사와 불회사를 창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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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에 나타난 백제불교 전파경로
각종 역사서에도 백제불교 전파 기록이 적지 않다.
삼국사기 권24 백제본기에는 ‘침류왕 원년 9월 인도승 마라난타가 진나라로부터 이르니 왕이 궁중으로 맞아들여 예우하고 공경하므로 불교가 시작됐다’고 적혀 있다.
또 삼국유사 권3 난타벽제조의 기사와 해동고승전, 1741년 진사 이만석이 쓴 불갑사 고적기, 불갑사 중수권시문, 나주 불회사 대법당 제4차 중건 상량문(호좌중건 상량문, 미륵불광사 사적기, 곡성군 도상면 길상암 나한전 유적중수기 등)의 기록에도 서해안 일대가 일찍이 중국과 교역 내지 통교한 사실과 불회사 등 전남 일대의 사찰 중수기에 백제불교의 최초 도래지가 영광 법성포였다는 사실이 입증돼 있다.
동국대 홍광표 교수(사찰조경연구소장)는 “‘호남좌평 덕룡산 불호사 대법당 및 대양문 중건 상량문’의 내용을 살펴 볼 때 불호사(현 불회사)는 분명 마라난타 존자에 의해 창건된 사찰임을 알 수 있다”며 “백암 성총스님이 쓴 ‘호남답양법운산옥천사사적’에도 마라난타 존자가 동진으로부터 도래한 곳이 곧 마한 땅이었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다”고 강조했다.
◇불교 전래史 및 간다라 양식 한눈에
영광군은 백제불교가 최초로 전래된 법성포를 불교적 역사성과 장소성을 담은 기념비적 장소로 조성하기 위해 2000년 ‘관광명소화 사업’을 시작했다.
법성면 진내리 좌우두 일원 24만7천980㎡ 부지에 그동안 311억9천700여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이곳에는 부용루와 관리동, 사면대불상, 부용루, 탑원, 상징문, 간다라유물관 등이 조성돼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간다라 불교 양식을 보여준다.
사면대불상은 아미타불을 주존불로 모시고 관음세지 보살을 좌우보처로, 그리고 마라난타 존자가 부처님을 받들고 있는 모습을 다른 한 면에 배치한 사면불이다. 높이 23.7m인 사면대불상은 약식 석굴사원 형식을 띤 독특한 형태의 간다라 양식이다.
부용루는 참배 및 서해 조망용 누각으로 1층 석벽에는 간다라 양식의 불전도 부조 조각이 23면에 걸쳐 부처님의 전생 인연담과 일대기가 조각돼 있다. 탑원의 경우 간다라 지역 사원 유구 가운데 가장 잘 남아있는 탁트히바히 사원의 주탑원을 본떠 조성됐다. 마라난타 존자의 출신지인 간다라 사원 양식의 대표적이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상징문은 백제불교최초도래지의 일주문 역할을 하는 기념물이다. 간다라 양식의 건축 개념을 도입해 불교도래지의 상징적 이미지를 입구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간다라 유물관은 대승불교문화의 본고장인 간다라의 2-5세기경 불전도 부조 및 불상 등 진품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간다라 불교 문화예술의 특징적 요소를 직접 관람하고 느낄 수 있다. 건축양식도 간다라 건축 요소를 담아냈다.
이처럼 ‘백제불교최초도래지’가 완성된 이후 영광은 ‘원불교 영산성지’(백수읍 길용리,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탄생한 곳), ‘기독교인 순교지’(염산면 봉남리·야월리, 6·25 당시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항거해 신앙을 지키려다 142명의 신자들이 순교한 곳), ‘내산서원’(불갑면 쌍운리, 임진왜란 때 일본에 잡혀가서도 조선 선비의 지조를 지키며 일본에 주자학을 전파한 수은 강항 선생을 추모하는 사원) 등과 함께 종교문화 관광지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 영광은 백수해안도로, 소규모 해수욕장 등 외엔 특별한 관광지가 없었지만 종교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매년 관광객이 늘고 있는 추세다.
영광군 관계자는 “백제불교최초도래지의 경우 무료 입장이어서 정확한 입장객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영광방문의 해였던 2009년 56만1천545명이 영광을 찾는 등 갈수록 방문객이 늘고 있다”며 “관광객 증가에 따른 지역 특산물 판매 등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영광 불갑사 백제불교의 본산…1천600년 역사 고스란히
보물 830호 대웅전 팔작지붕 다포계 양식·문살문양 정교한 세공솜씨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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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불갑사는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마라난타가 창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찰이다. 불갑사는 백제 불교의 본산이다.
마라난타가 서기 384년에 창건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서기 600년 각진국사가 도갑사, 봉갑사, 불갑사 등 3갑사를 창건하고 그 중 이 사찰이 으뜸이라 해 불갑사라 이름지었다는 설도 있다.
마라난타의 사찰 건축양식은 대웅전 용머리에 반듯이 탑신을 얹어 놓는 것인데 이 같은 양식을 불갑사 대웅전 용머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마라난타가 창건한 사찰로 이후 수차례 중창 시에도 그 모형을 이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불갑사 고적기(古蹟記)와 수은 강항선생의 불갑사 중수기를 살펴 보면 ‘고려 익제 이 학사가 지은 각진국사 비문에 서기 1277년에 도승 각진국사가 중창했는데 사찰의 규모는 큰 절이 500칸, 승방이 70여소, 낭찰 사백여주와 누고가 90척, 법당에 수백인이 앉을 수 있다’고 기록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보물 제830호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 팔작지붕에 다포계 건물로 화려한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특색이 있는 것은 문살 문양이다. 전면 삼간 모두 삼분각 소슬 빗살문으로 중간 어간에는 연화문과 국화문을 수려하게 조각해 정교한 세공솜씨를 보여준다.
또 불갑사에는 보물 제1377호 삼신불좌상과 천연기념물 제112호 참식나무 자생북한지대도 있다.
이처럼 불갑사가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중요한 이유는 영광지역 도처에 사찰의 터를 잡았던 흔적과 함께 1천600여년 전 고찰로써 백제 불교문화를 이룬 첫 근원지라는 점이다.
/특별취재반
◇특별취재반
▲이경수 정치부장 ▲오성수 특집기획부장 ▲김재정 사회부 차장대우 ▲김기식 사진부 차장대우 ▲정다운 문화여성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