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와 농촌

오성수 특집기획부장

2011년 05월 10일(화) 00:00

농촌문제는 늘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이다. 농경사회에서 산업화를 거쳐 디지털사회로 전환되면서 농촌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품질, 심각한 고령화로 인한 농촌사회의 경직성, 농촌 내부의 빈부 차이 등 문제도 다양하다. 정부도 이같은 심각성을 감안, 그동안 수십조원을 쏟아 부었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농업의 특수성도 있지만 지원이 다분히 대증요법적인데다 사업의 투자효과에 대한 평가가 소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갈수록 농업 환경이 더 악화될 개연성이다. 일부에서 첨단농업이나 규모화 등으로 억대 부농을 일구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규모 영세농업이 주류인데다 시장개방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급물살을 타고 있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여파가 심각하다. 정부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잇따라 세계 각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산업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은 큰 효과가 기대되지만 농업은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정치권은 물론 관련업계에서는 FTA추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4일한·유럽(EU)FTA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쌀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축산농을 중심으로 한 국내 농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세계 최대 삼겹살 소비국으로 통할 만큼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실정에서 가격경쟁력이 한국산 보다 높은 유럽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을 점령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여기에 미국과의 FTA 체결도 시간문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재보다 저렴한 값에 먹을 수 있어 반길 수 있지만 축산농업을 비롯한 농촌의 어려움이 불가피하다. 실제 전남도는 한-EU FTA가 발효되는 오는 7월 이후 전남지역 농업 생산 감소액은 연평균 2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의회승인 과정을 밟고 있는 한-미 FTA 발효시 예상되는 피해액 939억원까지 합하면 연간 1천158억원의 농업피해을 예상하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를 의식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축산허가제와 축산시설 현대화 지원 우수종돈 육성 등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이 그동안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1991년 우루과이라운드(UR)가 본격 추진되면서 정부는 농어촌구조개선 대책으로 1998년까지 약 42조의 예산을 투입한데 이어, 이후 10년간 15조원을 추가 투입했다. 한·칠레 FTA체결시에는 최대 피해 작목으로 과수를 선정, 이 분야에 집중 육성했다. 또 이번에는 축산농업의 피해가 예상되니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미국이나 중국 등과 FTA를 체결할 경우에는 모든 분야에 지원해야 할 판이다. 우리 농업이 일본을 제외하고는 가격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단기적인 대책을 세워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이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농산물가격을 국제수준으로 낮추고,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는 농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울러 지역별 맞춤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전남에 국립 축산과학원 종축장 분원을 설치해 우수 종축 자원을 확보하는 방법도 한가지 방법이다. 전남지역 섬에 종축자원 보전기관인 축산자원개발부 분원을 건립해 가축전염병을 차단하고 관련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이다.
이같은 대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농업인의 자구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시장개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또 산업간 균형 등으로 정부의 지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정부의 지원과 함께 농민들의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자 본격적인 농번기철이다. 농민들의 마음에도 따뜻한 봄볕이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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