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이 성공하려면… 오성수 특집기획부장

2011년 06월 21일(화) 00:00

전남의 미래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왔던 F1(포뮬러원) 국제자동차 경주대회가 논란이다.
올 F1대회가 11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에서는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범도민 F1중단대책위’는 도의회 등에서 연좌농성을 했고, 일부 전남도의원들도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최 중단 요구가 비등하자 전남지역 일선 자치단체장들과 일부 지역민을 중심으로 찬성 입장 성명이 발표되는 등 F1 때문에 지역 여론도 갈리고 있다.
그나마 올 F1대회 관련 추가경정예산 568억원이 최근 전남도의회에서 통과돼 올 대회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 도 의회에서는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 대회는 일단 치르자”는 여론이 대세를 이루면서 본회의에서 무난히 통과됐다.

#국내서 인기 없는 자동차대회
F1대회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06년 F1대회 유치 조인식에서 전남도는 F1대회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스포츠라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유치에 성공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반대여론이 비등했다. 수익구조가 확실치 않은데다 자동차대회의 생소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사실 스포츠는 국민정서에 민감하다. 야구는 올림픽대회에서 제외됐고 세계적으로는 일부 국가에서만 실시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인기 폭발이다. 지난해 프로야구 관객은 600만명에 육박했고, 올해도 인기를 끌면서 광주구장 등에서는 암표가 성행하고 있다.
왜 일까? 스포츠는 응원할 선수와 팀이 있을 때 흥행하기 때문이다. 국가 대항전이나 지역에 기반을 둔 프로야구는 물론 세계 다른 국가와 팀을 응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유럽 프로축구 맨유(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응원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그곳에서 활동하는 박지성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다소 생소했던 피겨스케이팅도 국민적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은 김연아라는 세계적인 스타가 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F1대회에는 총 24명의 선수와 12팀이 세계 각국에서 20개라운드를 치르지만 한국 선수나 팀이 없어 경주장을 찾아도 흥이 나지 않는다. 물론 일부는 특정 팀이나 선수를 응원할 수 있지만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F1대회는 국가를 대표하는 대회임에도 정부 관심은 별로 없다. 전남도는 F1이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정부가 일정부분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수익사업으로 시작했다 공공사업으로 전환한 것은 잘못이라며 국가차원의 사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전남도가 알아서 해라는 의미다.

#그래도 여기서 멈출 순 없다
지금까지 경주장 건설비 등으로 투자비용만 4천300억원에 이른다. F1을 위해 전남도는 1천억원대에 이르는 지방채를 발행했다. 하면할수록 적자가 누적돼 ‘돈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당장 여기서 멈출 순 없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 놓고 단 한번으로 대회 존폐 여부를 결정한다면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전남도의 주장처럼 최소 3-4회 까지는 적자대회가 불가피하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오는 10월 치러지는 2회 대회에 사활을 걸고 준비해 성공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대회마저도 여론의 지탄을 받게 되면 F1대회의 지속적인 개최는 불투명할 것이 뻔하다.
F1은 앞으로 남은 6년, 연장을 포함하면 최대 11년까지 개최 가능하다. 완전한 성공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공감하는 성공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지역민의 단합과 전남도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F1이 전남발전의 운명을 좌우한다면, F1대회의 지속 여부는 전적으로 이번 2회 대회의 성공 개최 여부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