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고향] 천혜자연과 장인정신이 빚은 ‘名酒의 향기’ 솔솔 한국 문화의 고향 전라도 /특별취재반 |
| 2011년 11월 01일(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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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쁠 때 한 잔, 슬프다고 또 한 잔하는 술은 우리네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 필수품이다. 그 중에서 전라도의 술은 청정한 자연이 준 바람과 햇볕을 받아 잘 익은 오곡,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 세월을 겹겹이 묵힌 누룩에다 세상에서 하나 뿐인 술맛을 고집하는 장인의 정성이 어우러져 명품으로 탄생했다.
이 같은 터전 속에서 전라도는 갖가지 술이 전해져 내려온 전통주의 고장이다. 조상님과 손님에게 ‘가양주’를 빚어 대접하는 일을 귀한 일로 여겨 왔던 남도에서는 술 제조기법을 가문의 대를 잇듯 전해왔다. 어떤 술은 임금님의 건강을 지켜주는 어주(御酒)로 진상됐는가 하면, 막걸리 같은 술은 서민들의 칼칼한 목을 축이고 삶의 애환을 달래는 묘약이 됐다.
전라도는 이처럼 명인의 대를 잇는 약주·청주, 과일을 이용한 과실주, 전통명가의 증류주, 그리고 서민의 술 막걸리 등 다양한 술이 넘치는 풍요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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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향·색상 심사 남도명주 선발
전남지역에는 2011년 현재 112개 업체에서 각종 술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중 막걸리 제조업체가 89개소이며, 나머지 23개는 지역마다 특성있는 전통주를 빚고 있다. 생산량은 막걸리 1만2천862㎘, 전통주 1천256㎘ 등 1만4천118㎘에 달한다.
남도에는 이름난 명주(名酒)들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 중에서 전남도는 해마다 국내 전통술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단을 구성해 남도명주를 선정한다. 이들 평가단은 국산 농산물 사용 여부와 술맛, 향, 색상 등을 심사해 남도명주를 뽑는다.
2011년엔 전통주류 6종 13개 제품이 남도명주의 영예를 안았다.
생막걸리 분야에서는 순천 팔마탁주에서 생산한 ‘친구사이’, 담양 죽향도가의 ‘대대포’, 영암 삼호주조장의 ‘도갓집 생막걸리’, 해남 옥천주조장의 ‘옥천 쌀막걸리’ 등이 뽑혔다.
살균 막걸리 분야에는 광양 백운주조의 ‘매실 막걸리’와 해남 옥천주조장의 ‘고구마 막걸리’가, 청주와 약주 분야에는 함평 자희자양의 ‘국화주’와 담양 추성고을의 ‘기대주’가 선정됐다.
과실주 분야에는 함평의 ‘레드 마운틴’과 담양 추성고을의 ‘초록매실’이 뽑혔다.
담양 추성고을의 ‘타미앙스’와 진도 홍주 ‘아라리’, ‘대복 홍주진’ 등이 증류주와 리큐르 부문에서 좋은 술로 평가받았다.
◇정부가 선정한 햅쌀 막걸리
농도 전남에서 막걸리는 대표적인 농주(農酒)다. 새참으로 한 잔 쭉 들이키는 한 사발의 막걸리는 힘든 농삿일을 거뜬하게 해 내는 원동력이었다. 때문에 전남의 막걸리는 아무리 수요가 줄어든다 해도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면서 서민들의 친근한 벗이 됐다. 게다가 최근엔 막걸리의 효능이 새삼 조명받으면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풍요로운 땅 전남에서 생산되는 좋은 쌀과 누룩으로 빚은 막걸리는 전국에서 품평회를 열 때마다 상을 휩쓸고 있다.
순천주조공사에서 빚은 ‘나우누리’는 국세청의 ‘2007 대한민국 주류 품평회’에서 금상을 수상했으며 ‘2010 월드컵 막걸리 프로젝트’에서는 전국 16강 막걸리로 선정됐다. 자연발효공법으로 숙성시킨 생막걸리인 ‘나우누리’는 색깔이 우유빛 처럼 하얗고 목 넘김이 부드러우며 맛 또한 깔끔하고 상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담양 죽향도가의 ‘대대포’와 ‘죽향’은 친환경 유기농쌀과 천연 토종꿀을 사용해 자연발효시키고, 쌀의 아밀로스를 최적화시켜 쌀향이 묻어나는 부드럽고 청량감 높은 최고급 생막걸리로 꼽히고 있다. 이 또한 ‘2010 월드컵 막걸리 프로젝트’ 16강 막걸리다.
해남 옥천주조장은 막걸리에 관한 한 전남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10-15일간 장기 발효숙성시킨 쌀막걸리는 ‘2010 전라남도 대표 막걸리 선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도 남도 전통술 품평회에 당당히 입상했다. 여기에다 해남의 특산물인 고구마로 빚은 막걸리도 우수상을 받았다.
◇명인의 고집 약주·청주
남도에 이처럼 각종 명주가 넘쳐나게 된 데는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온 도전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대로 내려오는 방법을 활용한 술 제조도 물론 중요하지만 끊임없는 연구 노력이 명주를 탄생시킨 비법으로 작용했다.
목포의 ㈜인동주마을은 인동초를 원료로 인동초 평화주를 세상에 내 놓았다. 인동초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에서 쌀과 인동초로 술을 담가 약주로 마셨던 것인데 이를 대중에게 보급한 것이다.
보성 강하주는 전남도 무형문화재 제45호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한 명주다. 보성 회천의 성주 도씨가 3대째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강하주는 누룩 제조에서부터 술 담그기 까지 전 과정을 복잡한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담양 추성고을의 대잎술은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2호인 양대수씨의 고집으로 탄생한 명주다. 까다롭게 고른 찹쌀과 맵쌀로 고두밥을 지은 후 댓잎과 두충, 산약 등 각종 한약재를 넣어 술을 빚기에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이밖에 녹차주나 지리산 산수유주, 연가 백련주, 사삼주 등 다양한 원료로 새로운 맛을 내는 각종 약주들이 연달아 탄생하고 있다.
◇자연을 담은 과실주 복분자 와인
술이 가진 효용가치 중의 하나로 약리작용을 꼽을 수 있다. 마시면 몸에 이롭다는 것이다. 특히 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좋은 술을 찾는 마니아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 우리 한의학에서 오래전부터 자양강장과 강정효과가 탁월한 과실로 알려진 복분자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에서 복분자로 제조하는 레드마운틴은 남도를 대표하는 명주의 반열에 올랐다. 복분자 와인인 레드마운틴은 함평과 영광·무안지역 농민들이 무농약 친환경인증을 받으며 재배한 복분자를 직접 수매해 원료로 사용한다. 특히 발효과정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효모의 발효효과를 높여 보다 감미로운 맛을 뽑아낸다. 레드마운틴은 ‘2009 남도전통명주 선발대회’ 최우수상, ‘제2회 남도 전통술 품평회’ 과실주 부문 최우수상, 그리고 ‘2011년 남도 전통술 품평회’에서도 역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최고의 술로 인정받고 있다.
◇리큐르의 전통 명가 진도홍주
각 고장마다 고을을 대표하는 술이 있는데, 그 중에서 진도는 단연 홍주가 으뜸이다.
고려초부터 빚어진 진도 홍주는 조선시대에 지초주라 불리며 임금님에게 올려졌던 진상품 중 최고로 꼽혔다.
불 타듯 화끈한 맛과 선홍색의 화려한 빛깔 때문에 한 눈에 반하는 천년 전통의 명주인 진도홍주는 쌀이 ‘신비의 영약’으로 불리는 한약재 ‘지초(芝草)’와 만나 미(味)·향(香)·색(色)을 고루 갖춘 ‘고품격 명주’로 탄생해 애주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주재료인 ‘지초’는 동의보감, 본초강목에서 강장·해독·청열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오며 예부터 민간에서는 지초가 산삼 못지않은 ‘신비한 약초’로 사랑받았다.
발효와 증류에 이어 지초의 용출과정을 거치는 전통술 중에서도 독특하게 제조되는 진도홍주는 40도의 고도주이면서도 맛이 부드러우며 마신 후에 뒤끝이 깨끗하기 때문에 애주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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