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중국 관광객을 잡아라 이경수 부국장 겸 사회부장

2011년 11월 08일(화) 00:00

‘굴뚝없는 산업’이라 불리는 관광산업과 관련 전남도가 최근 대박을 터뜨렸다. 내년 5월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에 중국인 관광객 2만명이 전남을 찾기로 했다는 희소식을 전해왔다. 중국 후아동(華東)지역 여행사가 여수세계박람회 관람객을 모아 보내주기로 전남도와 합의했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내년 여수 박람회 기간동안 중국인 관광객 30만명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봄과 여름에 걸쳐 93일 동안 진행되는 세계박람회에 30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여수를 중심으로 전남에 머문다면 남도의 관광산업은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번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갖는 의미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중국은 이제 세계 최대의 관광시장으로 떠올랐다. 인바우드, 아웃바운드 할 것 없이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이 급증한데 따른 결과다. 중국 해외관광객은 2005년 3천103만명, 2010년 5천739만명으로 급증했다. 더불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도 크게 늘어 2006년 90만명, 2008년 117만명, 2010년 188만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 관광객들의 방한 숫자가 늘어나자 지자체 마다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씀씀이가 다른 외국인 관광객보다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여행하면서 쓰는 비용은 1인당 평균 1천200달러이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400달러가 더 많은 1천6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제주도를 찾아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특정 면세점을 ‘싹쓸이’한 사례는 그들의 지출규모를 쉽게 짐작케 한다.
전남 역시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중국과 가장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내세우며 팸투어를 실시하고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왔다. 환황해권 시대를 활짝 열어가는 방안도 중국 관광객 유치에 선도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아직 전남은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 해외 관광객 홍수 속에서도 전남은 변방으로 내몰렸다. 남도를 찾는 숫자는 한국 방문자의 3%에 불과했다. 올 들어 9월 말까지 전남에 온 중국인 관광객은 4만6천823명으로 지난해 4만278명 보다 26%가 늘어나 올해 목표치 6만5천명에 바짝 다가섰지만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154만명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고작 3%만이 남도행을 택한 셈이다.
이유는 슬로시티, 갯벌, 우드랜드, 녹차밭 등 지형·지질 자원을 활용한 중소형 관광상품은 많지만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대규모 위락시설이나 한류 드라마의 주배경지 등 유명한 장소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계속 폐쇄된 하늘길은 남도로 오고자 하는 발길을 아예 막아 버렸다. 국제공항(무안)이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국제선 없는 전남을 찾기 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울과 제주가 거점이 된 것이다. 이 탓에 남도는 외국관광객들이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로 전락했다.
지금까지 사정이야 어쨌든 전남이 호기를 잡은 것만은 분명하다. 국제적인 행사인 여수박람회가 개막하기 이전에 대규모 숙박·위락시설은 갖춰지게 된다. 그동안 부족했던 관광인프라도 어느 정도 확보된다.
일단 좋은 기회를 잡았기에 전남도는 이번 중국관광객 유치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세심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단지 전남도와 여수시만 나서서 관광객을 맞을 일이 아니라 순천·보성·광양 등 인근 지자체는 물론 목포와 해남·진도·완도 등도 힘을 합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광주·전남 시·도민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